‘진보에 유리’ 공식 안 통했던 부산, 이번에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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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율에 따른 여야 유불리는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산6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을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이틀간의 사전투표를 시작으로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투표 주간’이 본격적으로 개시됐다. 오는 7일 본투표까지 엿새간의 표심이 ‘448일 임기’의 차기 부산시장을 결정하게 된다. 특히 2~3일 이틀간 실시되는 사전투표는 부산시장 보선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부산시장 보선의 예상 사전투표율이 어느 정도일지와 사전투표율이 최종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에 큰 관심이 쏠린다.

사전투표는 선거 당일 투표가 어려운 유권자가 별다른 신고 없이 본선거일 이전에 투표하는 제도를 말한다. 부산지역 사전투표율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 제도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6회(2014년) 지방선거 때 8.90%였던 부산지역 사전투표율은 20대(2016년) 총선 때 9.83%로 소폭 상승했다가 19대(2017년) 대통령선거 때 23.19%로 크게 올랐다. 7회(2018년) 지방선거 때 17.16%로 조금 낮아졌다가 21대(2020년) 총선엔 25.52%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산지역 사전투표율 꾸준한 상승세
이번 보선에선 ‘20%대 전후’ 전망
20대 총선 투표율 9.83% ‘민주 5석’
21대 때 25.52%였지만 민주 3석 그쳐
사전투표 참여 높은 젊은 층 표심
과거와 확연하게 달라져 더 오리무중

이번 부산시장 보선에는 사전투표율이 20%대 전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화일보·엠브레인이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부산지역 응답자의 79.2%가 “꼭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27.3%가 사전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투표율의 후보별 유불리는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20대 총선 때 사전투표율이 9.83%에 불과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에서 5석을 얻은 반면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21대 총선 때는 오히려 3석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달리 6회 지방선거 때는 민주당이 부산에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을 한 석도 얻지 못했지만 17%로 사전투표율이 대폭 상승한 7회 지방선거 때는 민주당이 부산시장은 물론 기초단체장도 싹쓸이했다.

사전투표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도 이번 부산시장 보선에는 적용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후보가, 낮으면 보수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통상적으로 젊은 층은 진보 후보를 선호하고, 장년층은 보수 후보를 좋아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번 문화일보 조사에서 30대(40.8%)와 40대(38.3%)는 사전투표 의향이 평균보다 높고 50대(22.7%)와 60대 이상(19.3%)은 크게 낮았다.

하지만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선 젊은 층의 표심이 과거와 확연하게 달라졌다. 7회(2018년 6월 13일) 부산시장 선거 직전 실시된 KBS·한국리서치 여론조사(5월 25~26일)에서 더불어민주당 오거돈(59.3%) 후보가 자유한국당 서병수(18.3%) 후보를 전체 지지도에서 앞선 것은 물론 사전투표율이 높은 19~29세(오거돈 47.5%, 서병수 18.3%)와 30대(오거돈 71.5%, 서병수 7.9%)에서도 서 후보를 압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전체 지지도에서 민주당 김영춘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은 물론 30대 이하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문화일보·엠브레인 조사에선 박 후보(49.1%)가 김 후보(30.2%)를 전체 지지도는 물론 18~29세(박형준 31.5%, 김영춘 22.4%)와 30대(박형준 36.5%, 김영춘 36.4%)에서도 앞섰다.

다만 부산일보·YTN·리얼미터 조사(3월 28~29일)에선 박 후보가 김 후보를 전체 지지도(박형준 51.1%, 김영춘 32.1%)와 18~29세(박형준 32.6%, 김영춘 27.4%)에선 앞섰지만 30대(박형준 29.4%, 김영춘 50.0%)에선 박 후보가 크게 뒤졌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1일 “젊은 층의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매우 커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오히려 박형준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고,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우리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겨 전체 투표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권기택·이은철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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