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면접] 박형준 “엘시티 분양 특혜 없어, 거주 문제는 따로 입장 밝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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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부산일보 인터뷰룸에서 진행된 ‘시민면접’에서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시민 면접’은 지난달 31일 <부산일보> 인터뷰 룸에서 진행됐다. 박 후보는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살인적인 선거운동 일정을 연일 소화하느라 목이 잠기고, 얼굴에는 피로감이 역력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던진 질문에 한 단어 한 단어 최적의 답변을 내놓기 위해 혼신을 다해 생각을 가다듬는 모습이었다.

강서GB 해제 성사, 가장 큰 보람
가족 상처에 정치 입문 후회도
공약1순위 투자유치·코로나 극복
가덕신공항은 2030년 완료돼야
MB 아바타 평가 온당치 않아
엘시티 ‘조경물 의혹’도 말 안 돼


박 후보가 뽑은 첫 번째 질문지는 ‘정치에서 롤 모델로 생각하는 인물은 누구인가’는 것이었다. 그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링컨은 공화주의 정신을 미국에 구현하겠다는 확고한 정치철학을 갖고 실천을 했다. 또 이상을 바로 현실에 대입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조건 속에서 창조적 실용주의에 입각해 문제를 풀었다. 무엇보다 통합의 리더십을 갖췄다. 남북전쟁을 거쳤지만 남부 대통령은 감옥살이도 안 했다. 우리 같았으면 적폐청산한다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정치를 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는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시절 강서구 그린벨트 1000만 평 해제를 성사시켰을 때를 꼽았다. 그는 “통상적인 방식이라면 환경단체 반대에 부딪히는 것은 물론 국가 그린벨트 정책 전체를 조정해야 하는데, 제가 광역단체별로 1순위만 우선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내서 별다른 반대 없이 수용시켰다”고 말했다. ‘가장 후회되는 순간’으로는 가족들이 상처 받는 모습을 지켜봐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정치를 하면서 천형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저야 정치인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제 가족들은 아무런 죄 없이 명예훼손을 당하거나 정신적 상처를 입게 된다. 그럴 때마다 정치가 정말 비루하구나 하고 후회하곤 한다. 이번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MB(이명박) 아바타’라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소위 좌파나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나쁜 정권으로 낙인을 찍어서 그 당시 일했던 사람들을 배제하려는 것은 온당치 않다. 국민 통합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MB 정권에서 제가 권력의 이너서클로서 권력을 남용하거나 완장을 차고 이 정권 사람들 일부가 그러는 것처럼 한 적은 없다. 과는 과대로 공은 공대로 엄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장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챙길 공약 3가지’로는 △투자 유치 △코로나19 극복 △시정 정상화를 꼽았다.

‘가덕신공항 추진과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2030년 부산엑스포를 겨냥해 가덕도 공항을 1단계로 완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적 절차만 좀 축소시킬 수 있다면 1단계 완성은 2030년까지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활주로 하나로는 힘들다. 궁극적으로는 김해공항 활주로 하나를 옮겨서 활주로 2본을 만들고, 김해공항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에어로시티나 주변 땅들이 있다. 그걸 활용해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수 급감으로 고사하는 지역대학의 회생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대비를 하되 통상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몸부림을 쳐야 한다”며 산학협력을 해법으로 내놨다. 박 후보는 “대학이 몸부림치고, 부산시도 몸부림치고, 기업도 그것을 보면서 함께 찾아주며 투자가 일어나게 만드는 지산학 협력의 삼각연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엘시티 아파트 소유 과정과 조경물 납품 등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질문도 피해 갈 수 없었다. 박 후보는 “일단 분명히 할 것은 엘시티 분양 과정에 어떤 특혜도 없었다. 저희 부부와 사위가 구입한 집은 로열층도 아니고, 당시 분양시장이 별로 안 좋아서 청약자들이 숱하게 물건을 내놔 얼마든지 분양권을 구할 수 있었다. 조경물 납품 역시 재하청을 받은 사업인데, 대금을 받지 못해 손해를 봤다. 피해자인데 어떻게 특혜를 볼 수 있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애초부터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려고 했다면 아무리 집안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엘시티를 구입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들로부터 불가피하게 아파트를 구매하면서도 마뜩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제가 시장에 당선되면 그 문제에 대해서는 따로 시민들에게 제 입장을 정리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시민 여러분들이 이렇게 오랜 기간 한 번도 흔들림 없이 지지와 성원을 보내 주신 것에 대해 정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부산에서 혁신의 파동을 불러일으키는 데 온몸을 던지겠다”는 말로 ‘시민 면접’을 마무리했다.

박태우·민지형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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