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유채축제 현장에서 못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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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낙동강변 유채꽃을 올해도 직접 볼 수 없게 됐다. 부산낙동강유채꽃축제의 정상 개최를 놓고 강서구청과 대립각을 세웠던 부산시(부산일보 3월 25일 자 3면 보도)가 올해도 꽃밭을 갈아엎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방역을 우선한 결정이라는 게 부산시 해명인데, 야외 행사라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갈아엎고 가림막 설치
예약 관람도 없던 일로

부산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달 26~27일 강서구 대저동 낙동강변에 조성된 유채꽃밭 76만㎡(23만 평) 중 5400㎡(약 1600평)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갈아엎었다. 유채꽃밭을 갈아엎기에 앞서 지난달 25일 꽃밭 보존을 요구한 강서구청은 부산시 실무진과 열띤 논의까지 벌였지만 계획대로 강행한 것이다. 부산시 문화관광과 측은 “확진자가 급증해 상춘객이 한곳에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비대면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축제는 한층 강화된 방역 기준 아래 진행된다. 당초 꽃밭을 5400㎡만 남긴 뒤 가림막을 치고, 매시간 예약한 관광객 50명씩만 꽃밭에 입장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자 그마저도 없던 일로 만든 것이다.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는 남은 꽃밭에서 유튜브 인플루언서와 생태 관련 콘텐츠를 제작한 뒤 꽃을 채취해 꽃다발로 시민에게 전달한다는 입장이다. 또 조직위는 유채꽃 일부를 서면역과 용두산 공원에 옮겨 심어 ‘미니가든’으로 조성한다.

부산시가 꽃밭을 갈아엎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도 코로나가 확산하자 축제를 전면 취소하면서 꽃밭 전체를 갈아엎었다. 그러고 나서 같은 해 9월 유채꽃 1t을 다시 심었지만 올해 또다시 꽃밭을 갈아엎은 것이다. 강서구청은 행정 낭비라고 반발한다. 노기태 강서구청장은 “유채꽃을 다 갈아엎어 놓고서 꽃 축제를 여는 것은 그저 명분만 살리는 것”이라며 “지난해 9월 꽃을 심어 놓고 다시 갈아엎는 것은 명백한 예산 낭비”라고 비판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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