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LCC 지방 허브공항 부산 구축, 이제 와 발 뺄 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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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라 출범하는 통합 LCC(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에어서울·진에어 통합 법인) 본사 소재지를 두고 대한항공이 “관련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입장을 유보했다.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은 지난달 31일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 관련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통합 LCC를) 대한항공 산하에 둘지, 지주사인 한진칼 산하에 둘지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LCC 본사를 서울과 부산 어디에 둘지 말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통합 LCC 본사를 지방공항에 두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대한항공이 2024년 통합계획안까지 수립하고도 정부와 사뭇 다른 입장을 낸 것은 이제 와서 한 발 빼겠다는 의도는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합병 ‘대형항공’ 인천공항 기반으로 하고
통합 LCC 본사 부산 유치로 균형발전을

LCC 통합안이 나온 당초 취지가 어땠는가. 국내 LCC 시장 재편과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한 ‘세컨드 허브(Second Hub)’를 만들겠다는 전략이 아니던가.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발표하면서 “LCC 3사의 단계적 통합으로 국내 LCC 시장 재편과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한 세컨드 허브 구축”을 통해 “지방공항 출도착 노선 확장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따라서 통합 LCC 본사 소재지는 물론이고, 명칭·운영 기반에 지역이 배제돼선 안 된다. 정부의 ‘지방 공항 허브’ 전략이 빈말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통합 LCC 본사는 부산으로 와야 한다. 항공 경쟁력을 가진 도시인 부산이 LCC 기반을 확보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특히 에어부산은 다른 LCC와 달리 지역사회가 중심이 돼 법인을 출범시켰으며, 그 과정에서 김해공항 활성화에 기여했다. 십수 년 동안 에어부산을 키워 온 지역 상공계와 지역민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경영 논리만을 앞세워 통합 LCC 운영 기반을 수도권으로 옮겨선 안 된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은 괜한 소리로 지역 간 분란을 자초하지 말기 바란다. 우 사장이 “에어부산은 부산에, 진에어와 에어서울은 인천 네트워크가 좋다“는 말만으로도 인천 본사 유치 가능성을 점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합 FSC(대형항공사)는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운영하되 통합 LCC는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 다음 달이면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사전타당성조사에 착수한다. 동남권 관문공항은 이제 완벽한 불가역적 사업이 됐다. 2030 부산엑스포를 성공리에 유치·개최하기 위해서는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가덕신공항 건설에 매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가덕신공항은 개항에 맞춰 메인허브 항공사를 유치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인천과 가덕신공항 두 개의 공항이 투 트랙 관문공항으로 윈윈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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