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루프 공방’ 머쓱해진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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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자신의 1호 공약인 ‘15분형 도시’의 핵심 ‘어반루프’로 인해 체면을 구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미 기술적 실험은 끝났고 안전성 점검 등에 문제만 남았다던 박 후보가 “미국에서도 안정성 때문에 홀딩된(멈춘) 것은 사실이다”고 물러선 것이다.

양 후보의 '어반루프 설전'은 지난달 12일 TV토론회에서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토론회 초반부터 어반루프에 대해 “안전성, 상업성이 확보되고 검증된 사업 아니다” “세간에서는 얼빵한 공약이라고 한다” 등 박 후보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자신에 가득찬 말투로 “테슬라 CEO(최고경영자)하고의 (화상회의) 영상을 방송이 끝난 다음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美, 안정성 탓 멈춘 건 사실”
반박하던 박형준, 결국 시인

사흘 뒤 박 후보 개인 유튜브에는 하이퍼루프 업체와의 화상회의 영상이 게재됐다. 하지만 박 후보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아닌 미국 스타트업 기업 ‘하이퍼루프 TT’의 안데르스 드 레온 CEO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에 김 후보는 같은 달 22일 열린 2차 토론회에서 다시 박 후보를 압박했다. 김 후보는 “지난번 토론 때 박 후보가 테슬라 CEO랑 화상 회의한다고 큰소리 치고 갔는데 보니까 그게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박 후보는 “하이퍼루프 기술을 전문으로 다루는 회사의 CEO였다”고 해명하면서 “우리 개념으로 하면 (테슬라) 자회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발언 또한 박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김 후보는 다시 나흘 뒤 진행된 3차 토론회에서 “자회사가 전혀 아니었다”며 “경쟁 관계라고 할 수 있는 회사인데 엉뚱한 회사랑 화상회의 한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비꼬았다. 여기에 더해 김 후보는 “확인해 보니 이미 재작년 2년 전에 미국 연방교통부가 루프가 국가안전기준에 미달한다고 평가내린 적 있다”고 새로운 사실을 들고 나왔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이야기하고 있는 어반루프 사업은 2030년까지는 성사 가능성이 없는 그야말로 황당무계한 공약이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김 후보의 공세에 결국 박 후보는 “제가 자회사라 표현했는데 그건 과한 표현이었다” “(미국에서도 하이퍼루프가)안정성 때문에 홀딩된 것은 사실”이라고 손을 들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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