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은 속도전, 여당 시장 돼야 완공 로드맵 적기에 완성”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시민 면접]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달 30일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된 ‘시민 면접’에서 추첨함에서 뽑은 첫 번째 질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민주당 김영춘 후보의 ‘시민 면접’은 지난달 30일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됐다. 김 후보는 초반부터 비교적 부담 없는 내용의 질문지를 잇달아 뽑는 등 그가 요즘 밀고 있는 ‘영춘대길(입춘대길(立春大吉)에 빗대 김영춘을 뽑으면 부산의 운수가 트인다는 말)’이라는 구호에 걸맞게 남다른 ‘뽑기 금손’을 과시했다.


부산,천혜의 자연환경이 매력적
엘시티 같은 막개발 꼭 막을 것
해수동 재개발,투기자본 억제로
지역 부동산 안정 꾀할 수 있어
동성애 축제 허용엔 신중한 입장

김 후보의 손에 첫 번째로 뽑혀 나온 질문지는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을 소개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내 인생의 책'으로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을 꼽았다. 김 후보는 “우당 이회영 선생 일가가 조국을 잃고 만주로 집단 이주하면서 겪었던 신상고초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신흥무관학교에서 독립군을 길러내고 지원하느라 가졌던 모든 재산 날려 버리고 형제들이 중국에서 변고로 돌아가시고, 독립운동하다 옥사하시고 하는 슬픈 독립운동사가 그대로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책을 읽고 30분을 통곡했다. 당시 제가 국회의원이었는데 정치를 하는 자세,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가다듬는 기회가 됐다. 서울 지역구를 등지고 부산으로 귀향할 때도 그 책으로부터 얻은 삶의 자세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나만의 핫플레이스’로 백양산 성지곡수원지의 편백나무 숲길을 꼽았다. 그는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가장 많이 찾아갔던 놀이터로 서울살이 동안에도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었다. 요즘도 짬 나면 두세 시간씩 걷는다”고 했다.

‘관광가이드라고 생각하고 외국인에게 부산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는 “부산은 삼포지향이라는 말처럼 산과 강, 바다를 낀 천혜의 자연환경이 매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되면 해운대 엘시티와 같은 막개발을 막겠다”고 넌지시 '엘시티 의혹'에 휩싸인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시장 후보로 나서면서 준비가 부족했다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산에 돌아온 뒤 10년 동안 부산의 비전 연구를 열심히 했다. 부울경 메가시티도 이미 재작년에 경남지사 찾아가서 제안하고, 북항 중심의 원도심 경제자유구역, 지역화폐 동백전 등도 꾸준히 구상을 해 왔다”며 “통계 등 디테일에선 공부가 덜 돼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전문가·실무자들과의 팀워크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특별법 통과로 가덕신공항이 불가역적 사업이 된 만큼 굳이 김영춘이 아니어도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속도전이 관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부산이 2030엑스포를 유치하려면 2029년까지 공항을 완공해야 한다. 5~6년이 소요되는 준비 기간을 2~3년으로 압축해야 한다. 초스피드로 속도전을 펼쳐야 하는데 야당 시장이 당선되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로부터 예산을 확보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제가 시장이 되면 1년 2개월의 임기 동안 신공항 착공과 완공 로드맵을 확정짓겠다. 벌써부터 중국의 알리바바 같은 대형 글로벌 상거래 업체들이 부산에 전자상거래 센터를 만들고 싶은데 부지를 제공할 수 있겠느냐고 의사 타진을 해 온다. 신공항을 빨리 지을수록 부산 경제의 돌파구가 그만큼 빨리 열린다”고 강조했다.

‘부산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방안’으로는 공급 확대와 투기 수요 억제를 제시했다. 그는 “해·수·동 중심의 해변 라인 지역들은 재개발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펼쳐 아파트 공급을 늘려 수요를 충족시켜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동성애에 대한 입장과 동성애 축제를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지를 뽑고는 “어려운 질문”이라며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그는 “동성애 자체는 그들의 권리영역이지만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등 제도화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 그 점에서는 보수적 입장이다. 동성애 축제에 대해서는 극명한 반대 입장도 있어 사회 갈등과 물리적 충돌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시민 면접의 마지막 한마디로 “3선 국회의원과 해수부장관을 지내면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고 성과를 내 본 경험을 살리는 한편, 정치 생활을 하면서 쌓았던 인맥을 총동원해서 위기 도시 부산을 살려내고, 서울과 경쟁하는 발전하는 도시로 만드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시민들이 힘을 모아 줄 것을 호소했다.

박태우·이은철 기자 wideneye@busan.com


‘시민 면접’ 어떻게

<부산일보>는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기 위해 시민이 직접 묻고, 후보가 답하는‘부산시장 시민 면접’을 마련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대상으로 묻고 싶은 내용을 대면, 온라인, SNS 등을 통해 1주일간 시민들로부터 취합했다. 후보자 개인의 인생관부터 정책, 공약, 비전, 각종 의혹까지 모두 100여 건의 질문이 모였다. 후보별로 분류된 질문을 모은 추첨함에서 후보자가 직접 무작위로 15개 안팎의 질문지를 뽑아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