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대 청소노동자 37일째 24시간 농성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대학 “해고 철회 없다” 맞서

31일 벚꽃이 활짝 핀 부산 사상구 신라대 교정. 이날은 청소노동자 51명이 해고된 뒤 24시간 농성에 들어간 지 37일째 되는 날이다. 이날 캠퍼스 곳곳에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대부분 ‘51명의 밥줄을 끊어놓고 좋은 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까’처럼 농성을 지지하는 현수막이다. 재학생 임용시험 합격 축하 현수막, 무용전공 폐과 반대 현수막도 더러 눈에 띄었다.

청소노동자 30여 명은 대학 본부 로비에서 24시간 철야 농성을 하고 있다. 하루에 세 번 교내에서 선전전을 펼치고, 점심에는 학교를 돌며 행진을 한다. 열악한 재정을 이유로 이들을 해고했던 학교 측은 여전히 해고 철회는 없다고 맞선다. 현재 신라대는 청소노동자 대신 교직원이 직접 오전과 오후 조를 나눠 청소하고 있다. 하지만 캠퍼스 곳곳에는 청소노동자가 없는 흔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공학관 옆 금연구역이라고 적힌 야외에 담뱃갑과 담배꽁초가 수북했다.

부산 지역 대부분의 대학은 2021학년도 입시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대학의 여파가 큰데, 신라대도 예외가 아니다. 비용 절감, 학과 구조조정 등의 압박이 큰 상황에서 이들 청소노동자에 대한 해고도 결정된 것이다.

이날 부산·경남지역 청소년, 대학생이 신라대 청소노동자의 복직을 위해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집단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일에는 서울지역 대학생들이 신라대를 찾아 집회에 함께 참여할 계획이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부경대 성소수자동아리 현수(27) 회장은 “수십 년간 일한 직장에서 당한 일방적인 해고라는 점이 너무나 참담하고 마음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10년 이상 근무한 한 민주노총 일반노조 신라대지회 관계자는 “투쟁하는 노동자들 모두 생계가 달려 있어서 지금 와서 어디에 취직할 곳도 없는 절박한 심정”이라며 “욕심 안 부리고 정년까지만 곱게 일하다 나갈 수 있도록 꼭 도와 달라”고 하소연했다. 김성현 기자 kksh@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