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상장 제도·심사 프로세스 개선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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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기업, 국내 유인 대책 일환

한국거래소(KRX)가 국내 증시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상장제도와 심사프로세스를 손본다. 최근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예처럼 해외 상장으로 눈을 돌리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들을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31일 취임 100일을 맞은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거래소 서울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거래소가 추진할 5대 핵심전략과 20개 추진과제 등을 발표했다. 5대 핵심전략은 △유망 혁신기업의 육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산업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자본시장으로의 역할 확대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KRX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거래소 조직역량 강화 등이다. 손 이사장은 이날 가장 먼저 쿠팡, 마켓컬리 등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인 유망 스타트업들이 미국에 직상장을 하거나 추진 중인 점을 예로 들며 “유니콘 기업의 상장 활성화를 위해 국내 증시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거래소는 3월 초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인 경우 적자라 하더라도 성장성을 인정받는다면 코스피 상장을 허가하는 단독 상장요건을 도입한 바 있다. 또 미래 성장형 기업의 경우 시가총액 기준을 6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자기자본 요건을 2000억 원에서 1500억 원으로 각각 낮췄다. 거래소는 여기에 더해 상장에 필요한 각종 요건을 완화하고 성장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상장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또한 거래소는 ESG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는 자본시장의 역할도 확대한다. 우선 ESG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등을 지속 개발해 공급하고, ‘기후변화지수 3종 세트’(KRX300기후변화지수, 코스피200기후변화지수, 기후변화리더스지수)도 새롭게 출시할 예정이다. 또 탄소배출권 시장의 참가 대상자를 증권사로 확대하고 탄소배출권 선물, BBIG 선물 등 신규 파생상품도 보급하기로 했다.

유튜브, 리딩방, SNS 등을 악용한 신종 불공정거래에 대한 시장감시와 투자자 보호에도 나선다. 손 이사장은 “공매도를 감시하는 신규 기법을 개발해 적용 중이며 점검 주기도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했다”며 “불법 공매도와 관련한 처벌 등의 제재도 강화돼 시스템이 의미 있게 작동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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