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여자배구 첫 ‘트레블’… 고개 떨군 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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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여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서울 GS칼텍스 KIXX 배구단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 챔피언에 등극한 GS칼텍스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흥국생명 김연경이 동료들과 서로 위로하는 모습. 연합뉴스

학교 폭력 사태에 여자 프로배구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신화가 막을 내리고 GS칼텍스가 ‘사상 첫 트레블(3관왕)’ 신화를 수립했다.

GS칼텍스는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챔프전 3차전에서 메레타 러츠(37점), 강소휘(15점), 이소영(12점)의 활약에 힘입어 흥국생명의 막판 추격을 제압하고 세트 스코어 3-2(25-23 25-22 19-25 17-25 15-7)로 승리했다.

챔피언결정전 3차전 3-2 승리
컵대회·정규리그·챔프전 3관왕
이소영·러츠 공동 MVP 수상
‘최강’ 흥국생명, ‘학폭’에 추락
‘국내 복귀’ 김연경 씁쓸한 마감

GS칼텍스는 챔프전을 3연승으로 마무리하고 우승컵을 번쩍 들어올렸다. 2007-2008시즌, 2013-2014시즌에 이어 7년 만에 통산 세 번째로 챔프전 정상에 올랐다. 특히 GS칼텍스는 지난해 9월 제천 KOVO(한국배구연맹)컵 대회, 정규리그 제패에 이어 3관광의 위업을 달성했다. 여자부에서 한 시즌 3관왕에 오른 것은 GS칼텍스가 처음이다.

GS칼텍스의 ‘삼각편대’ 두 축인 러츠와 이소영은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나란히 11표를 얻어 공동 MVP에 올랐다. 강소휘는 8표, 김연경은 1표를 획득했다.

여자배구 최강팀이었던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 관문을 통과하고 챔프전에 올랐지만 결국 GS칼텍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1∼2차전에서 모두 0-3 패배를 당한 것과는 달리 3차전에서 최종 5세트까지 접전을 벌인 것으로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 했다. 해외 생활을 접고 11년 만에 국내 리그에 복귀, 우승을 노렸던 김연경도 씁쓸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흥국생명은 개막 10연승을 질주하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지만 시즌 막판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의 과거 학교폭력 논란으로 팀 전체가 흔들리며 위기를 맞으며 ‘어우흥’ 신화를 더이상 써가지 못했다.

2020-2021 V리그 여자부의 최대 이슈는 ‘학폭’이다.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창 시절 폭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인터넷에서 삽시간에 퍼지면서 쌍둥이 자매는 2월 11일 경기부터 출전하지 않았고, 흥국생명은 2월 15일 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레프트 주포와 주전 세터가 빠지자 흥국생명의 조직력은 순식간에 붕괴했다. ‘학폭 사건’ 전까지 17승 5패, 승점 50으로 여유 있게 1위를 달리던 흥국생명은 이후 8경기에서 2승 6패라는 참담한 성적에 그쳤다.

흥국생명을 추격하며 호시탐탐 역전 1위를 노리던 GS칼텍스는 2월 28일 6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해 선두로 뛰어올랐다. GS칼텍스는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고, 2위로 밀린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했다. 체력을 비축한 GS칼텍스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온 흥국생명을 3전 전승으로 이긴 것은 예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감독은 감독 첫해인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2018-2019시즌에는 통합 우승을 달성하는 등 지난 6년간 큰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학폭 논란과 선수단 불화에 따른 거취 변화 가능성도 남겨져 있다.

여자 배구는 2일 FA 자격 취득 선수 명단 공시를 시작으로 FA 협상에 돌입한다. 우승팀 GS칼텍스에선 여자부 전체 12명 중 이소영, 강소휘, 한수지, 김유리, 한다혜 등 5명이 FA 시장에 나온다. 이소영, 강소휘를 놓고 각 구단의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천영철 기자 cy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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