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힘 빼고 하라” “유세 열심히 안 하나” 뼈 있는 농담 주고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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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후보 매운맛 토론회 이모저모

29일 1시간 남짓 이어진 주최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매운맛 토론회’에선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토론회 시작 전 더불어민주당 김영춘·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간단한 인사만 주고받은 뒤 준비해 온 자료집을 읽으며 준비에 집중했다. 두 사람은 취재진의 악수 요청이 있고 난 뒤에야 손을 마주 잡고 카메라를 향해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두 후보는 인사말이 끝나기 무섭게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모두발언 직후 사회자가 박 후보에게 “목소리가 많이 잠긴 것 같다”고 말하자 그는 “유세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가 “힘을 빼고 이야기하는 게 어떻냐. 목을 아껴야지”라며 가벼운 농담을 건네자 박 후보는 “김 후보가 유세를 열심히 안 하는 것 같다”며 ‘뼈 있는 말’로 맞받아쳤다.

토론회가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김 후보는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예산을 직접 편성하고 집행하는 작업을 다 해봤다”며 “예산에 대한 인식이나 관념은 박 후보보다 제가 더 잘 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국회 사무총장도 장관급이다. 해수부 예산을 다루는 것보다 국회가 더 복잡할 수도 있다”며 “함부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김 후보는 “저도 사무총장 해봤다”며 “사무총장 시절 예산 집행 경험을 가지고 부산시의 거대 예산을 집행하는 것과 연결시킨다는 것은 무리다”고 반박했다.

특히 양 후보는 토론 시간을 두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의 재정 투입으로 인한 국가 부채 증대를 두고 설전을 벌이던 중 박 후보가 시간을 초과해 발언을 이어가자 김 후보는 사회자에게 “이런 방식의 토론이 아니지 않느냐”고 항의하며 박 후보의 말을 끊었다.

실시간 댓글창에서도 지지자들의 ‘화력 경쟁’이 벌어졌다. 김 후보를 응원하는 이들은“해수부 살린 김영춘” 등을, 박 후보 지지자들은 “해수부 장관 시절 부산을 위해 한 것이 뭐가 있냐” 등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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