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해운대와 딴판인 기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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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석산마을 일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기장군의회 김종률 의원 제공

부산 기장군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가 사실상 방치되자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운대 구간이 산책로와 관광지로 새 단장을 마친 반면 기장군 부지는 옛 역사 등록문화재 추진 외에는 구체적인 활용 계획이 없는 상태다.

경제성 떨어진다며 방치
군의회 “활용 방안 찾아야”

기장군청은 기장군 동해남부선 폐선 철로 부지를 활용하거나 개발하기 위한 사업 계획이 없다고 29일 밝혔다. 2018년 기장군청이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현황 조사와 관광 자원화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도 진행했지만,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겨진 사업 없이 그대로 부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옛 동해남부선 철로 중 부전~일광 구간은 2016년 12월, 좌천~월내 구간은 2019년 8월에 폐선됐다.

기장군청은 폐선 부지 활용을 고려한 결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와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구 좌천역사를 리모델링해 관광거점시설로 삼고, 폐선 철도 궤도에 2.3km 관광열차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결국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해당 부지 철로가 철거된 데다 부지 매입과 공사비로 300억 원 이상이 필요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기장군의회 등에서는 군청이 적극적으로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국민의힘 김종률 의원(기장읍)은 "국토부 지침에 따르면 공공성이 있거나 주민이 원하는 사업으로 선정되면 무상으로 20~30년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며 "관광 명소를 만들기 위한 투자가 있어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임시회에서는 2018년 연구 용역에서 다뤄진 길천~월드컵빌리지 7.4km, 국립부산과학관 일대 0.78km 구간뿐만 아니라 기장경찰서 인근 0.5km 구간 등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의원은 “동해남부선 해운대 구간에는 이미 해변열차와 산책로가 조성됐다”며 “기장군 구간도 국가철도공단이 부지를 매각하기 전에 지역 특성에 맞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길천~월드컵빌리지 구간은 임랑해수욕장 일대와 역사적 의미가 있는 구 좌천역사를 지나기도 한다”며 “경제성을 따지며 큰 사업만 고려할 게 아니라 폐선 부지 곳곳을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황구 기장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은 “동해남부선은 1935년 개통된 이후 농어촌 주민들이 도심을 오가며 물건을 사고팔게 해준 수단으로 기장군에 큰 의미가 있다”며 “폐선 부지를 무조건 없애거나 방치하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기장군청은 옛 좌천역사를 등록문화재로 추진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다. 기장군청 관광문화과 배정미 팀장은 “좌천역사는 근대건축물로서 보존할 가치가 높아 근대문화재 등록과 복원 사업을 진행해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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