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트조선 매각 본격화, 수리조선 ‘훈풍’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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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감천항에 위치한 오리엔트조선(주)의 플로팅 독. 부산일보DB

국내 수리조선업계 1, 2위를 다투는 (주)오리엔트조선의 매각이 본격화하고 있다. 예비입찰 결과, 예상보다 훨씬 많은 7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됐다. 매각에 성공하면 2010년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10년 만에 기업이 정상화되는 것은 물론, 부산 수리조선업계에도 훈풍이 불지 기대가 모인다.

29일 오리엔트조선 등에 따르면, 이날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모두 7곳이 의향서를 제출했다. 당초 2곳 정도가 의향서를 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조선 경기의 상승세를 반영하듯 7곳이 뛰어들어 ‘흥행’에 성공했다. 4주간 실사를 진행한 후 본 입찰은 다음 달 30일 실시된다.

예비 입찰 7곳 참여 ‘흥행’
실사 후 내달 30일 본입찰
매각 금액 700억~750억 예상
성사 땐 10년 만에 정상화


이번 매각은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 등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매각이다. 오리엔트조선 이동희 회장이 가진 주식은 주채권자인 국민은행에 의해 이미 모두 소각돼 인수 땐 곧바로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7곳은 △(주)동남 △(주)여수해양·선진조선(주) 컨소시엄 △선보공업(주) △나우아이비캐피탈(주) △미창석유(주)·금진(케이제이조선소) 컨소시엄 △(주)우성마린엔지니어링 △성원에너지다.

이 중 여수해양은 오리엔트조선과 1, 2위를 다투는 수리조선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380억 원을 달성했다. 오리엔트조선의 지난해 매출은 345억 원이다. 여수해양은 국내 선박 수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오리엔트조선은 러시아, 일본, 싱가포르, 유럽 등 해외 선박 수리를 많이 한다. 업계 선두 격인 두 기업이 합쳐지면 최소 연 매출이 800억~1000억 원에 이르러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경영권 인수에 목적을 둔 SI(전략적 투자자)가 있고 투자 수익이 목적인 FI(재무적 투자자)가 있는데 여수해양은 대표적인 SI에 속한다.

(주)동남은 지역의 대표적인 수산업체이며, 나우아이비캐피탈(주)은 사모펀드 운용 등 투자전문업체다. 막판에 대규모 조선기자재 기업인 선보공업이 매각전에 뛰어든 것도 놀랍다는 반응이 많다. 자본조달 능력이 떨어지는 업체도 있어 이들 7곳이 모두 본입찰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관건은 매각 금액이다. 오리엔트조선의 매각은 금액을 많이 써 내는 곳에서 인수하는 방식이다. 동종업계인 경우 5점 가점이 있긴 하지만 금액차가 크면 가점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매각 금액은 700억~750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

부산 감천항에 위치한 오리엔트조선은 1995년 마린엔지니어링(주)이란 사명으로 수리조선업을 시작해 부산을 대표하는 선박 수리 기업으로 거듭났다. 부산 수리조선소 중 유일하게 해상선박 건조가 가능한 ‘플로팅 독(Floating Dock)’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2008년 광양에 조선소를 새로 짓는 등 사업을 확장하려다 유동성 위기를 맞아 2010년 7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해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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