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얀마군부 시위대 집단 학살, 국제사회 인내 한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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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데타 세력의 비무장 시민에 대한 잔혹한 탄압으로 누적 사망자 숫자가 최대 450명에 이르고 있다. 한 살배기 여자 아기가 고무탄을 맞은 눈을 붕대로 덮은 사진, 한 남자가 축 늘어진 아이를 안고 “내 아들이 죽었어요”라며 통곡하는 동영상 등이 SNS에 퍼지면서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군부 쿠데타 세력의 잔혹성은 인내의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시민들은 ‘미얀마군의 날’이었던 지난 27일을 ‘저항의 날’로 정하고 쿠데타 반대 시위에 나섰다가 114명 이상이 희생당했다. 미얀마 군경은 총과 공포로 저항을 무너뜨리려 하지만, 시민들은 두려움을 떨치고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절규하고 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 시민 연대 봇물
국제사회 제재조치 행동으로 나서야

1988년과 2007년에 이어 세 번째로 군부 세력에 대항해 민주화 시위를 벌이고 있는 미얀마 국민은 국제사회에 간곡히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태국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대회에 참가한 양곤대학 학생은 “나는 미얀마 대표로 전쟁과 폭력을 멈춰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이 대회에 참가했다. 우리 국민을 살려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미얀마 주교회의는 한국천주교회에 서한을 보내 미얀마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적극적인 연대와 협력을 요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도 미얀마의 거리에서 무릎을 꿇는다”면서 “미얀마 국민의 염원이 폭력으로 꺾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호소했다.

한국 시민들의 자발적인 연대와 지지 움직임도 싹트고 있다. ‘1980년 5월 광주’의 국가 폭력과 고통을 겪은 한국에게 미얀마 항쟁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산 북구 덕천동 한 카페의 ‘SNS 컵홀더 연대’가 눈길을 끌고 있다. ‘미얀마와 함께한다’는 등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문구를 컵홀더에 직접 쓰고, 인스타그램 등에 해시태그를 달아 공유하고 있다. 미얀마 사람들도 서툰 한국어로 ‘고맙다’는 댓글을 달고 있다.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부산역 앞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종식’ 릴레이 캠페인을 벌이고, 토론회, 시민불복종운동 모금, ‘SAVE MYANMAR’ 스티커 배부 등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제는 국제사회가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세력의 야만적 탄압을 멈추게 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즉각 취해야 한다. 미얀마 군부를 사실상 지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도 비인간적인 민간인 학살의 방패막이 노릇을 그만둬야 한다. 군부 쿠데타 세력의 자금줄을 끊을 수 있는 실질적인 제재, 반인륜적 범죄 행위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 기소, 유엔군 투입, 긴급 정상회의 개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국민에게 총을 겨누는 미얀마 군부의 만행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목숨을 걸고 저항하는 미얀마 국민의 용기에 연대와 존경을 표한다. 미얀마 시민에게 도움을 주는 일은 민주사회 구성원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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