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부산의 새 관광자산 '오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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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경 경제부 건설부동산팀장

10여 년 전 필리핀 보홀로 팸투어를 갔다가 개별 빌라 형태의 고급 리조트에 하룻밤을 묵고는 아주 만족했던 기억이 있다. 혼자서 독채로 된 고급 빌라의 개인 수영장에서 놀고, 이국적인 리조트 전용 비치에서 분위기 있는 저녁 식사도 즐겼다. 당시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와 현직 대통령까지 묵고 갔다는 최고급 풀빌라는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화려했다.

해외 휴양지에서나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이런 고급 리조트가 이제 부산에도 조성된다.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내 별장형콘도 사업자인 루펜티스(주)가 최근 럭셔리 호텔앤리조트 브랜드 반얀트리 호텔앤리조트와 최상위 등급 브랜드인 ‘반얀트리 부산(Banyan Tree Busan)’으로 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4000여억 원을 들여 195실 규모로 건립된다. 루펜티스는 2023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99년 ‘동부산 그린시티’ 사업으로 태동
20여 년 만에 6조 원 사업 마무리 수순
휴양과 테마파크 등 즐길 거리 동시에
부산의 새로운 체류형 관광단지로 기대

호텔앤리조트 브랜드로 보면 반얀트리가 보홀 리조트보다 한 수 위일 테다. 특히 반얀트리는 풀빌라 원조 격으로 업계 최초로 기존 룸 형태의 호텔을 벗어나 프라이빗 수영장을 갖춘 객실 풀빌라를 도입해 고급 리조트의 개념을 바꿨다. 반얀트리 부산이 예정대로 완공되면 오시리아관광단지는 세계적인 휴양명소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이제 오시리아관광단지는 곧 완성된다. 랜드마크 호텔인 아난티힐튼과 아난티펜트하우스, 아난티타운이 2017년 들어서면서 오시리아를 전국에 각인시켰다. 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와 롯데몰 동부산점 등도 이미 운영에 들어갔다. 또 앵커시설인 테마파크가 곧 개장한다.

2014년 테마파크 개발사업자로 선정된 GS컨소시엄은 50만㎡ 부지에 3780억 원을 투입해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과 뉴질랜드의 ‘스카이라인 루지’를 올여름 개장한다. 2000년대 초반 계획했던 세계 굴지의 테마파크 유치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지만, 오시리아 테마파크는 남부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놀이시설로 관광객을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핵심시설인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인 ‘아쿠아월드’도 다음 달 착공에 들어가 2023년 선보이게 된다. 1만 2000t 규모의 인공 라군과 국내 최초의 수중 객실, 열대 정글 가든 등 4만㎡에 총 1400억 원이 투입된다.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조성하기 위한 문화예술타운도 올 하반기 착공해 2023년 개장할 예정이다. K팝·클래식 공연을 위한 대형 공연장과 갤러리, 박물관, 예술 창작공간 등이 들어선다. 또 레지던스 타입의 숙박시설과 관광호텔, 휴양형 리조트 등 다양한 콘셉트의 숙박시설이 오시리아관광단지를 채울 예정이다. 바닷가 언덕에 위치한 16만㎡ 규모의 친환경 콘셉트 리조트는 5800억 원을 투입해 2022년 개장한다.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시랑리 일대 366만㎡ 부지에 계획된 오시리아관광단지 34개 시설 중 이미 32개 시설의 투자 유치가 확정됐다. 현재 22개 시설이 운영 또는 공사 중으로, 2024년께에는 대부분의 시설이 완공된다.

1999년 정부의 남해안 관광벨트 개발 계획의 일환인 '동부산권 그린시티 조성'이라는 콘셉트로 태동해 2005년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시작으로 본격 추진된 6조 원대의 메가 프로젝트 사업이 20여 년 만에 결실을 보는 셈이다. 부산도시공사는 2009년 부산시로부터 사업을 이관받아 투자자 중심의 마스터 플랜을 수립, 존(zone)별, 개별 필지별 투자자 중심의 투자 유치를 진행해 왔다.

국내 관광단지 개발의 시초인 경북 경주 보문이 1973년, 제주 중문이 1978년 개발 사업을 시작해 40년 이상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오시리아 관광단지의 투자 유치가 사실상 완료된 것은 분명 성과다.

테마파크와 아쿠아리움, 문화·공연, 쇼핑, 골프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즐기면서 다양한 숙박시설에서 머무는 부산의 새로운 체류형 관광단지로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될 전망이다. 해운대와 광안리, 남포동 등 기존 관광지에 더해 부산은 오시리아라는 새로운 관광 날개를 장착하게 된다. 가덕신공항 건설과 2030월드엑스포 유치 등과 더해 부산이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반을 갖추는 것이다.

물론 이미 주말이면 극심하게 빚어지는 교통체증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연장과 도로 확충, 순환버스 도입, 스마트 모빌리티 기반의 교통 서비스 구축 등의 대책이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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