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자체 장례식장 개설, 조합원 마지막까지 섬김에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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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섭 경남 양산농협 조합장

“매일 아침, 출마 공약집을 보면서 공약 실천을 위한 마음을 다지고 있습니다.”

최근 취임 2주년을 맞은 오영섭(64) 경남 양산농협 조합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 직원들과 똘똘 뭉쳐 괄목할 만한 성장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은 성장을 기록했다고 웃음을 보였다.

‘30년 농협인’, 취임 2주년 맞아
지역사회 공헌 등 공격적 경영 성과
매일 출마 공약집 보며 실천 다짐

“지난해 경제사업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신용사업이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해 전체적으로 5~6%가량 성장한 해였다. 직원들이 저의 철학을 공유해 공격적인 경영을 한 덕분입니다.”

오 조합장은 농협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장한 만큼 좋은 성과가 있다고 자랑했다. 출마 당시 조합원들에게 말했던 농협 자체 장례식장 소유 공약을 지킨 것이었다. 양산농협은 올해 초 양산장례식장을 인수했다.

“농업에 종사하는 조합원들이 한평생 힘들게 살다 마지막 가시는 길을 농협에서 책임지고자 자체 장례식장 소유를 공약했다. 위탁 운영 중인 양산부산대병원 장례식장도 오는 6월 계약 완료를 앞두고 있지만, 재계약이 불투명한 것도 장례식장 인수를 결정한 계기가 됐습니다.”

장례식장 인수 과정에 잡음도 있었지만 잘 해결됐다. 장례식장을 장묘문화원으로 리모델링해 운영할 예정”이라는 오 조합장은 원로 조합원들은 물론 그 가족들에 대한 ‘섬김 경영’ 실천이자, 지역사회 공헌으로 ‘요양원’ 건립 계획도 밝혔다.

그는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아무도 없듯이 조합원들이 마지막 여생을 편안하고 안락한 (농협)요양원에서 보낸 뒤 마지막 가시는 길 역시 농협 장례식장에서 영면하도록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오 조합장은 네덜란드 방문 때 눈여겨본 요양원 내에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조합원 등이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것을 식자재로 사용하는 헬스 농법과 케어 농법 도입도 구상 중이다.

“양산부산대병원 장례식장 위탁 운영 초기에 왜 농협이 장례식장이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장례용품 비용 공개 등 투명 경영으로 인해 주변 장례식장의 장례 비용을 낮추는 역할 등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는 그는 “직영 주유소 역시 인근 주유소와의 가격 경쟁 기능 등으로 장례식장과 비슷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평했다. 실제 양산농협 직영 주유소는 정품 정량과 최소한의 마진 경영으로 온종일 북새통을 이룰 정도로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 조합장은 양산농협의 미래 100년 토대 구축을 위해 조성 중인 사송신도시에 금융과 유통(농자재와 농산물 등)을 할 수 있는 센터 건립과 직영 주유소 확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 조합장은 무엇보다도 농협의 사회적 책임, 공헌 활동을 강조했다.

양산농협은 해마다 7000만 원의 장학사업과 불우이웃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극복을 위해 전 조합원에게 6만 장의 마스크를 지원했다. 농협 양산시지부, 지역 다른 농협과 함께 양산독립공원 조성을 위한 후원금을 내고, 양산시복지재단에 성금도 기탁했다.

태풍 피해를 입은 하동·합천지역에 있는 농협에 영농자재 지원금을 지원하고, 함양지역 양파 농가를 위해 10t이 넘는 양파를 매입하기도 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억 원 상당의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하고,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실버카(48대)를 기증하는 등 다양한 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양산에서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오 조합장은 1981년 제대 이후 첫 직장으로 농협에 입사한 뒤 조합장 선거를 위해 잠시 떠난 것을 제외한 30여 년을 ‘농협인’으로 살아왔다.

“농협에 입사한 것은 먹고살기 위해서였다”는 오 조합장은 “농협에서 첫 모내기를 도우러 나간 뒤 새참으로 농업인들과 함께 막걸리를 마시면서 여기에 인생을 걸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영원히 ‘농협인’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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