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전문대 등록률도 10%P 뚝… 반려동물·도시농업 등 트렌드 맞춘 학과는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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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 지역 전문대 입시에서 공학계열이 강했던 대학보다 인문·사회계열 학과를 주력으로 운영 중인 대학이 신입생 등록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전문대는 비학령인구를 신입생으로 유치하고, 4년제 대학에 없는 학과 신설로 특성화를 시도한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인문·사회 주력 대학 등록률 높아
공학계열은 4년제 공대로 몰린 듯
‘특성화’ 부산경상대 94.8% 최고

28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부산의 8개 전문 대학 중 2022학년도 입시에서 1만 130명 모집(정원내)에 7611명이 등록해 75.1%의 등록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등록률 85.8%보다 10.7%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전체 미충원 인원은 2020년 1486명에서 2021년 2519명으로 1033명 늘었다.

이 와중에도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가장 높은 등록률을 기록한 곳은 부산경상대다. 부산경상대는 올해 1150명 모집에 1090명이 등록해 충원율 94.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입시 충원율 95.4%와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올해 입시에서는 ‘반려동물보건과(120명)’와 ‘스마트팜도시농업과(25명)’, ‘디지털콘텐츠문화과(40명)’가 정원을 100% 채우면서 전체 충원율도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해 신설된 반려동물보건과는 처음 30명 모집에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고, 올해 세부전공으로 늘려 주·야간 정원을 120명까지 확대했다.

부산경상대는 2018년만 하더라도 자율개선대학 선정에서 탈락했고, 그 여파로 신입생 충원율도 82.1%(미충원 인원 231명)에 그쳤다. 이에 위기 의식을 느낀 대학 구성원들이 심기일전해 학과 신설 등으로 새로운 흐름에 적응하려 몸부림쳤다. 특히 올해부터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쟁탈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 부산경상대 교직원들은 직장인을 새로운 신입생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부산경상대 관계자는 “스마트팜도시농업과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생보다는 ‘인생 2모작’을 준비하는 성인들이 대거 등록했다”면서 “코로나19 탓에 가계가 어려워진 학생들에게 파격적인 장학 혜택을 주고, 취업까지 책임지는 지도교수제를 도입한 것도 충원율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부산예술대가 정원내 신입생을 82.3%까지 채워 등록률 2위, 부산여대가 80.9%로 3위에 올랐다. 부산예술대는 음악과 연극·체육 관련 학과를, 부산여대는 아동학부와 관광학부·보건복지학부를 운영 중이다. 반면 전통적으로 공학계열이 강한 전문대는 이번 입시에서 신입생을 많이 채우지 못했다.

대학가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올해 지역 4년제 대학이 대거 미달 사태가 발생하면서 전문대 공학계열로 갈 학생들이 4년제 대학 공대로 갈아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반려동물 관련 학과 등은 최근 트렌드에 부합하는 데다 4년제 대학에서는 없는 학과이기에 신입생들이 많이 몰렸다는 것이다.

지역 대학 관계자는 “전문대 공학계열 졸업생이 일할 수 있는 곳이 지역에 많이 없다는 점도 충원율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면서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인기 학과와 비인기 학과의 양극화가 더욱 극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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