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질질’ 초량 생태하천 공사, 완공 또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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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부산 동구 초량천. 정종회 기자 jjh@

10년째 지지부진한 부산 동구 초량천 생태하천 복원 사업이 또 한 번 연기됐다.

25일 부산시는 “오는 4월 마무리 예정이었던 초량천 생태하천 1단계 구간 공사가 또다시 미뤄졌다”고 밝혔다. 2015년 착공된 초량천 생태하천 공사의 사업 계획이 공식적으로 변경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1단계 구간 공사 지연으로 2024년 착공할 예정이던 2단계 공사 일정도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 건설본부 측은 “교량 밑 케이블 철거 작업이 계획보다 오래 걸려 완공 일자가 늦춰지게 됐다. 최대한 완공을 앞당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단계 구간 ‘4월 마무리’서 연기
2024년 착공 예정 2단계도 순연
인근 상인들 매출 반토막 속탄다

초량천 생태하천 공사는 ‘제2의 청계천’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예산 370억 원을 들여 2010년부터 진행해온 생태하천 복원사업이다. 애초 부산시가 밝힌 사업 구간은 중앙대로부터 부산고등학교 입구까지 총 425m 구간으로, 2017년 완공 예정이었다. 1단계 구간은 중앙대로부터 초량육거리까지 316m에 해당한다. 하지만 부지 보상 문제 등으로 완공 계획은 계속 미뤄졌다.

내달 완공만을 기다려온 인근 상인들은 허탈해 했다. 4년째 일식집을 운영해온 이철우(38) 씨는 “공사가 본격화되는 동시에 매출이 반으로 줄었다. 그 이후로 공사는 끝날 기미가 없다. 올해도 완공은 힘들지 않겠느냐”고 한탄했다.

공사가 미뤄지면서 관련 행사도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구청은 1차 공사 마무리와 연계해 공공 미술 프로젝트 ‘초량천 예술정원’ 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초량천 하류 쉼터에 미디어 아트, 영상 아카이빙 등을 전시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공사 계획이 틀어지면서 이마저도 일정이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앞서 2월로 예정돼있었던 조형물 설치 계획은 5월로 한차례 연장됐다. 전문가들도 기약 없이 길어지는 공사 일정에 우려를 표했다. 부산대 도시공학과 정주철 교수는 “토목공사 계획이 계속해서 변경된다는 것은 명확한 청사진이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라며 “목표로 하는 전체적인 그림을 점검하고 공사 계획을 다시 세워나가야 할 때다”라고 조언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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