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춤·내레이션·노래·영상 결합한 아티스트 컬래버 공연 ‘디어 루나’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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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2021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세계 초연한 ‘디어 루나’.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2021 통영국제음악제 개최 소식과 함께 가장 주목을 받은 공연을 꼽자면 단연 ‘디어 루나’다. 음악과 춤, 내레이션, 노래, 영상이 결합한 복합장르 공연이자,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아티스트 간의 컬래버 공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음악제 개막일인 26일 오후 10시 통영국제음악당 블랙박스에서 세계 초연했다. 관객이 무대를 내려다보는 구조의 단차 없는 작은 무대가 참여한 아티스트의 무게감으로 꽉 찼다.

한예리의 내레이션
김주원의 발레
정미조의 노래
한 번도 못 봤던 예술 장르

서로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가 만나 또 하나의 장르를 탄생시킨 공연이었다. 통영국제음악제가 클래식 재현 무대만이 아니라,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키는 장의 기능도 충실히 했다.

배우 한예리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 ‘디어 루나’는 달이 뜨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길이 있으면 걸어가야 하는’ 인간의 삶을 달의 변화와 흐름에 빗댔다.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로 활약한 부산 출신의 세계적인 발레리나 김주원이 예술 감독을 맡았다. 김주원은 공연 전체를 이끌며 달의 변화를 몸짓으로 표현했고, 때로는 이승현 발레리노와 합을 맞췄다.

김택수 음악감독이 구성한 곡을 피아니스트 윤홍천이 앙상블과 함께 들려줬다. 보름달이 초승달로, 다시 보름달로 차오르는 과정을 현대음악에서 고전음악으로 넘어가는 구성으로 선보였다. 드뷔시의 달빛,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 등 익숙한 곡을 새롭게 느껴볼 수 있도록 구성해, 달의 변화에 따라 관객 감정을 고조시켰다.

“달은 어디에나 있고 사랑도 어디에나 있어” “누군가 그랬지. 달은 이 세상 사람들의 꿈의 무게를 달아주는 저울이라고”. 곳곳에 등장하는 내레이션은 관객이 극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줬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한예리의 움직임이 김주원의 몸짓과 더해져 공연을 빛냈다.

정미조의 노래로 ‘디어 루나’는 여운 짙게 끝났다. 경륜 있는 아티스트 목소리의 힘이 돋보였다. ‘1970년대 최고의 디바’로 불렸던 정미조는 가요계 전격 은퇴 후 2016년 음악계에 복귀하며 발표한 ‘귀로’(손성제 곡)를 들려줬다. 한 편의 시 같은 곡은 담담히 들려주는 독백이랄까. ‘디어 루나’에 어울리는 마무리였다. 통영=조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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