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박형준 의혹 제보 쏟아져” vs 하 “與 네거티브는 자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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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사령탑 맞수 토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왼쪽) 부산시당위원장과 국민의힘 하태경 시당위원장이 부산일보사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권력형 ‘조현 게이트’라 할 만큼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재산 형성 과정에 의혹이 너무 많다. 박 후보가 진실되게 이야기하지 않고 엉뚱한 변명만 하면 결국 시민들이 판단할 것이다.”(박재호)

“승부는 이미 났다. 네거티브라는 게 결국 승패가 끝났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김대업식 선거’에 한 번 속지 두 번 속지 않는다. 민주당이 네거티브 폭탄을 터뜨리고 있는데 자살골이다.”(하태경)

박재호 민주당 시당위원장

부산발전 명운이 걸린 선거
박 후보 재산형성 의혹 많아
검증 반드시 거쳐야 할 부분
능력·경력 모두 갖춘 김영춘
당선 가능성 60~70% 있다

<부산일보>는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5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 국민의힘 하태경 부산시당위원장의 맞수토론을 열어 이번 선거에 임하는 각 당의 전략과 판세 분석을 들어봤다.

두 ‘야전 사령탑’은 이번 선거에서 자당 후보가 승리해야 하는 ‘당위성’을 앞세우면서 상대 당 후보의 문제점과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특히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며 상대를 몰아붙였다.

두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 임하는 결의를 밝히는 것으로 토론의 포문을 열었다. 박 위원장은 “부산 발전을 계속할 것이냐, 아니면 과거로 돌아갈 것이냐의 명운이 걸린 선거다. 민주당은 죽어가는 부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사생결단의 마음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하 위원장은 “현실 고착이냐, 부산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거냐를 결정짓는 선거다. 저희 입장에서는 따끔하게 심판해야 정부 여당이 그동안의 오만했던 모습을 반성하고 좀 더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이라고 본다”고 응수했다.

이른바 ‘박형준 8대 의혹’을 부각시키며 후보 자질에 포커스를 맞춰 집요한 공세를 펴고 있는 민주당의 ‘네거티브 전략’을 놓고 양 측은 격하게 충돌했다. 하 위원장은 “민주당 벌주는 선거인데, 벌서는 학생이 동료 학생 욕하는 꼴”이라고 비유했고, 박 위원장은 “문제 있는 학생을 반 안에서 하나도 안 걸러내고 학생회장 선거에 내보낸 꼴”이라며 받아쳤다.

하태경 국민의힘시당위원장

정권 심판해야 부산 변화
민주당 벌주는 선거인데
벌서는 학생이 동료학생 욕
선거 승패는 이미 끝났다
이젠 부산 비전 이야기할 것

하 위원장은 “네거티브해가지고 지금 용이 된 사람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네거티브하면 당하는 사람이 부각되기 마련이다. 워낙 공격을 많이 해줘서 민주당 후보는 안 보이고 박형준 후보에 대한 찬반만 남았다. 신임 시장 청문회하는 것 같다. 그건 사실 (박 후보가) 시장 다 된 걸 인정해주는 거라서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다”고 비꼬았다. 이에 박 위원장은 “어떻게 보면 ‘조현(박 후보 아내) 게이트’라 할 만큼 박 후보에 대한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재산 형성 과정에 의혹이 너무 많은데 후보가 진실되게 말을 하지 않는다. 박 후보에 대한 각종 제보가 들어오다 보니 시민들에게 이를 알려서 후보의 자질을 검증 받을 필요는 반드시 있다.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지 네거티브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김영춘 후보에 대한 평가를 놓고서도 두 위원장은 극단의 반응을 내놓았다. 박 위원장은 “능력도 그렇고 경력 면에서도 부산에서 김영삼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한 유일한 정치인이다. 문 대통령이 부산을 잘 알고 있고, 민주당이 180석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가덕신공항 등 부산의 현안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 김 후보다. 이번 선거는 인물과 정책 대결이 되는 게 옳고, 그런 면에서 김 후보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하 위원장은 “민주당에서는 ‘김영춘’이라 쓰지만 ‘오거돈’으로 읽을 수밖에 없는 일들을 하고 있다. 오거돈 전 시장 재판 연기를 신청한 변호사가 김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었다. 당연히 김 후보가 연기시킨 배후라고 의심 안 할 수가 없다. 김 후보는 지난해 10월 라임 수사도 받기로 해놓고 계속 연기시키고 있다. 오 전 시장과 함께 '사법 특혜'를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남은 기간의 선거 전략에 대해서는 두 위원장 모두 ‘정책 선거’를 앞세웠다. 박 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시장을 뽑는 선거지 대통령 선거가 아니다. 정권 심판은 내년 대선 때 하고, 김 후보의 삶의 궤적이나 부산에 대한 애정을 살펴주셨으면 좋겠다”고 시민들에 호소했다. 하 위원장은 “야당처럼 네거티브에만 목을 매는 민주당은 야당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고, 저희 당은 이제 정권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면서 부산 비전과 정책을 이야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자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박 위원장은 “60~70%”라고 했고, 하 위원장은 “승패는 이미 끝났다”고 잘라 말했다.

박태우·이은철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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