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객 늘어나는데 지자체 방역은 움츠리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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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아 부산 꽃놀이 명소를 찾는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에 지자체들은 가뜩이나 코로나로 침체한 상권을 감안해 현수막 설치, 캠페인 등에 조심스럽다.

25일 부산 동래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26일까지 온천천 인근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 3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온천천에 설치된 체육시설 이용자를 위해 손 소독제도 비치한다. 평소 벚꽃 명소로 알려진 온천천에 벚꽃 개화 시기가 다가오면서 사람이 몰릴 것을 대비한 조치다.

온천천 등 꽃놀이 명소에 인파
감염 위험 커도 상권 영향 고려
계도 활동 위주 소극적 조치만
경기 침체… 전면 통제 어려워

온천천을 함께 관리하는 연제구청도 방역수칙 준수를 요청하는 현수막 8개를 설치하는 등 봄맞이 방역 대책을 마련한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캠페인도 고려 중이다. 온천천 외에도 꽃놀이 명소로 알려진 남천동 삼익비치 아파트 인근을 관리하는 수영구청, 금정산을 관리하는 금정구청도 상춘객 방문에 대비한다. 지자체들은 관광객들이 모여들어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면서도 상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예상해 현수막 설치 등의 계도 활동밖에 펼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상청이 예고한 부산 벚꽃 개화 시기인 3월 마지막 주 초반인 지난 23일 오후 2시 취재진이 찾은 남천동 삼익비치 인근에는 시민들이 벌써 꽃구경을 위해 모여 있었다. 1m도 안되는 거리에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심지어는 마스크를 벗은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그동안 지역 상권이 침체된 상황에서 마냥 관광객을 막을 수만은 없어 지자체 고민이 깊다. 관광지 출입 통제 같은 전면차단 대신 현수막 설치, 캠페인 등을 선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래구청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하수관로 공사 등으로 평소 온천천을 찾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며 “과거와 달리 벚꽃 시즌에도 방문객 수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전면 통제를 고려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어려움을 토로한다. 홍준성 온천천 카페거리 상인회 총무는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2월 이후 온천천 카페거리에서만 10곳 이상의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며 “다들 이번 벚꽃시즌은 지난해와는 다르게 방문객이 어느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며 조심스럽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 관계자는 “현재 마련 중인 상춘객 관련 방역대책을 다음 달 초까지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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