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 1년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 위험한 도발 즉각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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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5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만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된다. 지난 21일 순항미사일 발사로 저강도 시위를 시작하더니, 불과 나흘 만에 압박 행보의 수위를 크게 끌어올린 모양새다.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진행되는 가운데 미사일 발사가 이루어진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의 스가 총리도 “평화 및 안전을 위협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비난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스스로가 세계 평화의 걸림돌임을 입증하는 자해 행위다.

양보 얻어 내려는 전략은 이제 오산
한반도 평화 위해서 대화에 나서야

오로지 중국과 밀착하려는 북한의 최근 움직임은 여러모로 심상찮았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규모가 크게 축소되어 치른 한·미연합훈련마저 비난했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적대 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대미 담화를 내놓았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한 북한인 사업가를 자금세탁과 유엔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해 미국에 인도하자 말레이시아와 외교 관계 단절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기까지 했다. 유럽연합(EU)의 인권 제재에 대해서는 비참한 결과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갈수록 세계와 고립되면서 주민들은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무기 성능만 개선해서 대체 뭘 하겠다는 것인가.

돌이켜 보면 북한은 미국의 새 행정부 임기 초반에 매번 미사일 도발이나 핵실험 등 마치 길들이려는 듯한 무력 도발을 반복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 때는 이 전략이 상당히 주효했던 것도 사실이다. 북한은 이번에도 며칠 전 미사일 발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북한의 도발이 악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졌지만 최근엔 트럼프 대북정책의 긍정적인 부분은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는 태도로 바뀌었다고 한다. 대화를 통한 속내 파악이 절실한 때에 미사일을 쏘아 대면 원래 가졌던 부정적인 인식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북한은 이제 한국이나 미국에 새 정부가 등장하면 ‘전략적 도발’을 통해 양보를 얻어 내겠다는 낡은 생각을 뜯어고쳐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원칙적인 대북 외교를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만약 북한이 ICBM 발사까지 감행하면 북미 외교는 끝장이 날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도 그 여파가 고스란히 한반도로 밀려오게 되는 상황이 우려스럽다. 다음 주 한·미·일 안보실장 대화가 예정된 상태에서 대미 압박 차원에서 고려한 수단이었겠지만, 그것도 정도껏 해야 효과가 있는 법이다. 북한은 위험한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 한반도를 위태롭게 만드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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