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시설’ 2년째 방치, 서구청 ‘편의행정’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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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5일 대검 확대간부회의에서 별건 범죄 수사를 하려면 총장에게 승인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일보DB

‘도시재생 성공 사례’으로 주목받았던 부산 서구 남부민동 도시재생 거점시설이 2년째 운영자를 찾지 못한 채 방치돼있다. 구청은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공모 절차만 반복하며 시간만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재생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지역주민 주도 사업을 진행하거나 공간을 활용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구청은 22일 ‘남부민동 도시재생 위탁 운영자 모집 공고’를 구청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2019년 4월 첫 공고 이후 6번째다. 해당 운영자 모집 공고는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유찰됐다. 해당 공모에는 매번 1~3개 업체가 지원했다. 서구청은 자격이 박탈된 1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점수 미달’을 이유로 운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구청 측은 운영 역량을 갖춘 업체를 구하지 못해 시설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모 절차만 반복할 뿐 시설을 활용한 도시재생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22일 운영자 모집 공고만 6번째
번번이 ‘점수 미달’ 이유로 퇴짜
‘남일이네조합’ 이후 가동 중단돼
‘마을 사랑방’이 ‘낙후’ 상징 전락
“구청 도시재생 의지 없다” 여론
주민과 소통, 활용 방안 찾아야

도시재생 거점시설은 마을기업이나 사회적 협동조합·기업이 입주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익의 최소 10%를 주민에게 환원해 낙후 지역을 활성화 하는 역할을 맡는다. 서구 내에는 21곳이 있다. 그 중에서도 남부민동 도시재생 거점시설은 2015년부터 마을기업 ‘남일이네행복협동조합’(남일이네)이 운영을 맡아 ‘생선가게’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2017년부터 운영난을 겪으면서 2019년 초 위탁 운영 기간이 만료돼 결국 운영을 종료했다. 이후 해당 건물은 2년 가까이 덩그러니 남겨져 방치된 상태다. 남부민동 도시재생 거점시설은 한 때 마을에 활기를 전달하는 ‘마을 사랑방’이었지만, 빈 건물로 방치된 지금은 되려 ‘낙후된 동네’라는 오명의 상징이 되고 있다.

하지만 서구청은 운영 정상화에 뒷짐만 지고 있다. 시설을 활용하기 위한 사업이나 행사를 열지도 않고, 공모 업체 선정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도시재생 분야 전문가들은 서구청의 안일한 대응을 강하게 비판한다. 운영자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시설을 그대로 비워두는 것은 도시재생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도시재생용역 전문업체 싸이트플래닝 이창민 이사는 “5번의 공모를 진행하고도 운영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모만 올리는 것은 전형적인 행정 편의주의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면서 해당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직접 찾는 것이 도시재생의 목적에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서구청은 시설 구조 특성상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가 어렵다고 해명한다. 서구청 장석주 시설사업단장은 “생선가게로 쓰이던 공간이라 냉동고가 1층 공간을 많이 차지해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번 공모에서 운영자를 찾지 못하면, 다른 공간 활용 방안도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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