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종교 다르다고 총기 난사까지… 곪을 대로 곪은 미국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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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종교 갈등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총기참사가 잇따르면서 미국 사회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거세다. 무고한 시민들이 대거 희생되면서 총기 규제 강화 움직임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10명의 희생자를 낸 미국 콜로라도주 식료품점 총격 참사의 용의자 아흐마드 알 알리위 알리사(21)는 1999년 시리아에서 태어나 2002년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이자 무슬림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 혐오에 대한 두려움’
‘콜로라도 총격’ 동기일수도
8명 숨진 애틀랜타 참사도
증오 범죄일 가능성 높아

현지언론은 용의자가 SNS를 통해 이슬람 혐오에 대한 두려움을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2019년 3월 뉴질랜드 백인 우월주의자가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저질렀을 때 알리사는 “무슬림은 총격범 한 명에 따른 희생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이슬람 혐오 산업 전체가 낳은 희생자들이었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했다. 또 그는 같은 해 7월 페이스북에 “만약 인종차별적인 이슬람 혐오자들이 내 전화기를 해킹하는 것을 멈추고 내가 평범한 삶을 살게 해준다면”이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알리사의 가족은 범행 동기로 정신질환을 주장하지만 백인의 인종 차별이나 이슬람 혐오가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크다.

실제로 미국 사회의 주류인 백인과 소수 무슬림의 갈등은 해묵은 난제 중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반(反)이민 행정명령’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이슬람 국가 출신자들의 미국 입국을 엄격히 제한하는 정책을 펼친 바 있다. 용의자는 트럼프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를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콜로라도 참사에 엿새 앞서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한 8명이 숨진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은 인종 갈등과 무관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을 체포한 뒤 아직 증오 범죄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미국 곳곳에서는 “아시아인을 향한 증오와 인종차별을 멈추라”는 시위가 줄을 잇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참사가 앞으로 또다시 벌어질 위험성이다. 미국 내 상존하는 인종·종교 갈등이 과격한 행동으로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총기 피해자를 막기 위한 법안을 즉각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 의회 의결 없이 대통령 직권으로 즉각 시행할 수 있는 행정명령 발동 등도 검토 중이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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