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의 조직 대대적 개편 예고에 ‘기대 반 우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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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처 개편으로 변화 신호탄

새로 취임한 장인화(왼쪽 사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이 취임 직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예고하면서 부산상의 내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부산상공회의소. 부산일보DB

새로 취임한 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이 부산상의 조직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하면서 부산상의 내부가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50대 수장이 부산상의 혁신을 위해서 과감하게 내부 조직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긍정론과 조직 개편 과정에서 외부 인사들이 대거 합류하면 조직 내부에 또 다른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존한다.

19일 임기를 시작한 장 회장의 부산상의 개편은 벌써부터 실행에 들어갔다. 5년 7개월간 재임하며 상공계, 부산시 등 관계기관과의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해 온 이갑준 전 부산상의 상근부회장은 선거 직전부터 용퇴 의사를 밝혀 오다 장 회장 당선 직후인 지난 18일 자리를 떠났다. 부산상의 내부 관리와 살림을 도맡은 이병곤 전 사무처장도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새 사무처장에 박종민 씨 임명
장 회장 선거 캠프서 중요 역할
‘부산시 몫’ 상근부회장 공모에
시와의 관계 불협화음 우려도
기관과 협력 담당 보좌관 신설
직원 증원도 내부선 민감 반응

이들을 대체할 인사들도 빠르게 부산상의 내부로 진입했다. 부산상의는 과거 부산상의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낸 박종민 씨를 신임 사무처장으로 임명, 이 전 사무처장의 공백을 메웠다. 발령일자는 이 전 사무처장이 물러나고 하루 뒤인 지난 19일 자다.

1957년생인 박 사무처장은 2015년 3월 부산상의 이사로 정년퇴직을 한 뒤 이번에 부산상의로 복귀했다. 특히 박 사무처장은 장 회장이 운영하는 동일철강 사외이사를 지내고, 이번 선거에서 장 회장 캠프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 인물로 향후 장 회장이 공언한 ‘일하는 상의’를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상의 내부에서는 박 사무처장이 과거 상의 재직 시절 기획, 조직 관리, 감사 업무 등을 맡았다는 점에서 엄격한 조직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선거에서 장 회장을 지원한 일부 상의 내부 인사들이 그동안의 업무 실적 등과 별개로 주요 보직을 차지할 경우 내부 갈등 요소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부산상의 내부에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상의 조직 개편과 관련해 지역 상공계의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과연 누가 상근부회장 직을 맡느냐 하는 점이다. 상근부회장은 기존에는 부산시와의 협의를 통해 부산시 공무원 출신들이 맡아 온 자리다. 전임 이갑준 부회장 역시 부산시에서 잔뼈가 굵은 관료 출신으로 광폭 행보로 상공계를 묶어 내는 역할을 하며 무려 6년 가까이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장 회장이 지난 22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상근부회장은 공모 절차를 거쳐 부회장단을 중심으로 한 위원회를 꾸려 최종 선정하겠다는 의사를 전격 피력하면서 이 문제가 중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단 장 회장은 “상공계가 선거를 치르면서 격렬하게 경쟁한 만큼 상공계 화합을 이끌 인물에게 상근부회장을 맡기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러나 상공계에서는 ‘장 회장 선거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을 중심으로 이미 내정돼 있는 것 아니냐’ ‘정치권 인사가 입성할 수도 있다’는 등 여러 전망이 오가고 있다. 특히 곧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연계해 장 회장이 선거 전에 상근부회장을 임명, 불필요한 갈등을 차단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부산시가 ‘부산시 몫’으로 여기는 상의 상근부회장 자리를 상공계나 정치권 인사가 맡을 경우 향후 부산시와 부산상의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과거 상근부회장을 놓고 시장과 상의 회장의 의견이 달라 갈등이 빚어진 사례도 종종 있었다. 이와 관련, 장 회장은 대외협력 보좌관 자리를 새로 만들어 부산시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 역할을 맡기겠다고 했다.

부산상의 내부에서는 장 회장이 직원을 증원해 전문성을 기르겠다고 한 언급을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 부산상의 한 내부 인사는 “그동안 부산상의가 공채 등으로 직원을 충원하며 그 나름대로 전문성을 키워 왔는데 경력직이나 외부 인사가 들어올 경우 위계 문제 등으로 기존 직원과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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