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통가 “미래의 큰손 ‘MZ 세대’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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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아웃도어 시장 주고객 부상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재개장한 ‘빌리지7’. 롯데쇼핑 홍보팀 제공

최근 부산 유통가의 관심은 ‘MZ 세대’에 모아지고 있다. ‘MZ 세대를 누가 먼저 공략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소비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유통가도 소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MZ 세대를 붙잡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MZ 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인구 중 MZ 세대의 비중은 33.7%이다. 3명 중 1명 이상이 MZ 세대이다. 특히 기업 내에서는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MZ 세대는 남들과 똑같지 않은 이색적 경험을 추구하며 심리적 만족을 얻기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소비도 마다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라이프 스타일의 영향으로 명품, 아웃도어, 골프 등 그동안 중년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고급 시장에서도 MZ 세대의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유통가에서는 ‘골린이’(골프+어린이), ‘산린이’(등산+어린이) 등 MZ 세대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도 줄잇고 있다. 정호경 롯데쇼핑 커뮤니케이션실 홍보팀장은 “MZ 세대는 인스타그램 등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과시형 소비 성향도 보인다”며 “잠재적 VIP가 될 20~30대의 취향과 트렌드를 반영해 백화점 업계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지역 청년 창업의 ‘성지’로 알려진 ‘빌리지7’을 새롭게 재개장했다. MZ 세대를 겨냥해 고객 참여형 브랜드와 온라인 기반 인기 브랜드를 강화했다. 인플루언서 리빙 숍 ‘페이퍼가든’, 신발 특화 지역산업 브랜드 메이커페이스에서 운영하는 ‘커스텀 슈즈랩’, 캐릭터 숍 ‘젤리크루’, 반려동물 수제간식 브랜드 ‘엔젤인펫츠’ 등이 대표적이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5층 남성관에 명품에 관심을 가진 MZ 세대를 위해 새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파리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남성복 ‘우영미’ 브랜드가 들어섰고, 다음 달에는 ‘버버리 남성’을 재개장한다. 지난달에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스트레치 엔젤스’, 요가복의 샤넬이라 알려진 프리미엄 브랜드 ‘룰루레몬’도 입점했다.

이마트는 이색 상품을 선호하는 MZ 세대를 위해 이달 초부터 ‘진로 두꺼비’ 침구류를 단독 판매하고 있다. 진로 두꺼비 침구류는 ‘나라홈데코’와 ‘하이트진로’가 협업해 제작됐다. 이외에도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의 프리미엄 뷔페 ‘온 더 플레이트’는 건강한 생활 습관에 관심이 높은 MZ 세대를 위해 디톡스 효과가 있는 발효 식초 음료, 신선한 채소를 활용한 셀프 착즙 주스 등을 준비했다.

문진양 신세계 센텀시티 홍보부장은 “앞으로 유통가에서 MZ 세대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라며 “MZ 세대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신규 브랜드나 상품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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