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부동산 시장, 금리·경제 성장, 인구 감소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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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

“향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예측하기 위해선 금리 인상과 경제 성장, 인구 감소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급등세를 보이던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을 맞이했다. 2015년 서울 강남부터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역대 최장기인 7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12월 조정대상지역을 전국으로 추가 확대한 이후 점차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2·4 공급대책’ 발표로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114 부울경지사장 등 역임
많은 주택보다 도심 알짜 주택 보유
시장 변화에 더 유연하게 대처 가능

그러면 향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전개될까. 부동산 전문가인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금리와 경제 성장, 인구 감소 3가지 키워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114 부산경남울산지사장을 역임한 이 대표는 현재 부산도시공사 기술자문위원, 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심사 자문위원, 국토연구원 시장조사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고, 부동산 시장 리서치와 컨설팅, 교육 등의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우선 금리의 경우 이 대표는 “현재 형성된 부동산 가격은 역대 최저의 금리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오갈 데 없는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부동산으로 몰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앞으로는 시장 금리와 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데, 부동산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금리 상승에 대한 불안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투자자들이나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관망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금리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진다면 매수세는 더 급감해 일부 지역에는 가격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경제 성장이다. 한국은 지난해 경제 분야에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선방했다. 2020년 한국의 경제규모 순위는 세계 10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세계 7위가 됐다.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 한국의 경제 성장이 지속되느냐가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면서 “경제 성장세가 지속한다면 지금 오른 자산가격도 일시적 조정을 거친 이후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의 가격이 한계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인구 감소다. 이 대표는 “2010년대 초반부터 주택 주 구매층이라 할 수 있는 35~54세의 인구 감소는 당초 주택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됐지만, 장·노년층의 사회활동이 여전히 왕성했고 주택 구매층으로서 영향력이 현재까지 부동산시장에서 크게 작용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2020년은 코로나19와 더불어 우리나라 인구가 자연 감소한 첫해로 기록됐고, 앞으로 인구감소는 더욱더 빨라질 전망이다. 2019년 이후 주택 증여 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주요 구매층이었던 장·노년층의 인구가 급속히 감소한다면 수요가 급감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남는 집의 비중도 증가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 10년간 급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변화를 생각한다면 많은 주택을 보유하기보다는 도심지 똘똘한 주택을 보유하는 것이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대응법이 될 것”이라면서 “금리 인상과 더불어 인구 감소의 부담이 큰 시기이지만 한국의 경제 성장이 지속한다면 지금의 가격은 절대 높지 않은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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