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기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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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신은 뜨거운 지구에 관해 ‘읽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당장이라도 그 위를 ‘살아갈 것’이다. 이미 수많은 지역의 수많은 사람에게는 현재진행형인 이야기다.’

지난해 발간된 <2050 거주불능 지구>의 한 구절이다. “상황은 심각하다.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상 기후는 이제 ‘기후 위기’라고 일컬어질 만큼 위험 수준에 올랐다.

이상 기후로 가장 큰 위기를 맞은 곳은 호주다.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23일까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동남부 연안을 중심으로 8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호주보험그룹(IAG)은 21일 현재 손실액을 1억 6900만 호주 달러(약 1430억 원)로 추산하기도 했다.

호주는 이에 앞서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대형 산불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반년 가까운 산불로 호주 숲의 14%가 사라져 버렸다. 이는 한반도 면적의 85%에 해당한다. 산불로 6만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코알라는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되는 비운을 맞았다.

미국이 입은 피해도 만만찮다. 평균 기온 영상 10도 이상의 온화한 기후를 가진 미국의 남부 지역에 지난 2월 기록적인 한파가 불어닥쳤다. 영하 18도를 기록한 텍사스주의 경우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면서 지역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지난해 상반기 미국 서부에선 가뭄과 역대급 폭염이 연일 계속되면서 최악의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월엔 사막의 대명사인 사하라 사막에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얼어붙은 모습이 찍혔고, 사우디아라비아 남서부 지역에선 50년 만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이변이 연출됐다.

멀리 갈 것 없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1~2일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적설량 89.8㎝에 이르는 16년 만의 때아닌 폭설이 쏟아졌다.

이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프랑스 하원이 지난 16일 헌법 제1조에 “국가는 생물 다양성과 환경 보존을 보장하고 기후변화와 싸운다”는 조항을 추가하는 안건을 가결한 뉴스에 시선이 머문다.

우리의 아이들,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다. ‘당신이 살고 싶은 행성은 선택할 수 없다. 우리 중 누구도 지구 외에는 우리 ‘집’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2050 거주불능 지구>의 한 구절을 되새기면서. 윤여진 국제팀장 only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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