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닮았다, 그런데 다르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외관(위)과 실내.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이 전용 플랫폼을 첫 적용한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를 잇따라 공개하면서 자동차 시장에 ‘전기차 바람’이 거세다. 이들은 플랫폼을 공유해 크기와 완충 시 주행거리 등은 비슷하지만 내·외관 디자인, 공간 활용도에선 큰 차이가 난다.

전기차 전용 동일 플랫폼 적용
크기·주행거리 등 제원 비슷
‘미래차’ 디자인 강조도 공통

외관·공간 활용은 확연한 차이
아이오닉 5, 램프 디자인 이색적
EV6, ‘오퍼짓 유나이티드’ 적용

■골격·제원은 같고 내·외관은 차이

두 모델은 차량의 기초를 이루는 뼈대인 플랫폼이 같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채택했다. 차량의 크기가 비슷하고 완충 시 주행거리도 같다. 하지만 디자인과 공간 활용 등에선 전혀 다른 차다.

현대차와 기아는 아이오닉 5와 EV6를 각각 공개하면서 디자인에서 미래지향적 느낌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실제 아이오닉 5의 외관을 보면 부드럽게 각이 진 모양이 마치 SF영화에나 나오는 차를 보는 듯하고, 매트릭스 게임의 ‘ㅁ’, ‘각진 U자’를 새겨넣은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등도 이채롭다.

이에 반해 EV6는 미래차라기보다는 그냥 내연기관의 쿠페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다. 기아 측은 이 차에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최초로 적용했다고 한다. 서로 대조되는 조형, 구성, 색상 등을 조합해 기존에 없던 미래 디자인을 만들어냈다고 하지만 선뜻 와닿지는 않는다.

다만 디자인 구성 요소에는 미래차 느낌을 주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전면부에는 기존 기아차의 심볼이던 ‘타이거 노즈’를 재해석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 그릴을 적용했고, 주간 주행등(DRL)도 디지털 이미지를 구성하는 전자 픽셀에서 영감을 받은 ‘무빙 라이트 패턴’을 채택했다. 후면 스포일러(뒷날개)도 LED 클러스터 램프와 통합해 ‘윙타입 루프 스포일러’로 구현됐다.

아이오닉 5에 있는 디지털 사이드미러도 EV6에는 없다. 이 장치는 운전석과 조수석 도어 바깥에 설치된 외부 카메라가 찍은 영상을 도어 안쪽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운전시 사각지대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실내로 눈을 돌려보면 계기반과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가 일체형인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두 모델 모두 장착돼 있다. 시트와 도어 등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비롯한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도 같다.

하지만 아이오닉 5의 경우 공간활용에 주안점을 둔 다양한 장치들이 눈에 띄지만 EV6는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현대차 측은 아이오닉 5의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콘솔박스를 ‘유니버셜 아일랜드’로 이름지었다. 2열까지 140mm 앞뒤로 이동이 가능한 때문인데, 앞뒤 좌석 승객들이 콘솔박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고, 주차 시 운전석 쪽이 막혀있을 때도 조수석을 통해 차량 밖으로 나오기 편리하다. 뒷좌석도 앞뒤로 움직일 수 있게 했다.

전자식 변속 레버(SBW)도 센터콘솔 대신 운전대 옆에 장착했다. 컬럼 시프트 방식으로 해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 반면 EV6는 고정형 콘솔박스에 다이얼식 변속기로 돼 있다.

■아이오닉 5는 대박, EV6 대박 예고(?)

아이오닉 5는 사전계약 첫 날인 지난달 25일 하루에만 2만 3760대가 계약됐다. 지난 17일까지 누적 계약대수도 4만 대 정도로 알려질 정도로 초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차에서 생산만 차질 없이 한다면 올해 국내 판매 목표인 2만 6500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측은 그동안 노조 반대로 보류됐던 아이오닉 5의 생산을 이달 말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기아 EV6는 지난 15일 디자인이 공개됐다. 오는 30일에는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된 뒤 사전예약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EV6의 경우 제원은 물론이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격에서도 아이오닉 5와 거의 같을 것으로 보여 EV6에도 아이오닉 5 못지않은 고객들이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