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던 길 놔두고 새로 길 만든다고 나무를 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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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 대천천 애기소 계곡 인근에 산책로 공사가 진행돼 환경단체가 반발한다.

부산의 대표적인 계곡인 북구 대천천 애기소 인근에 산책로 공사가 진행되자 지역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환경단체들은 환경 훼손을 우려하며 원상 복구를 요구하지만, 북구청은 공사를 강행할 예정이어서 양측 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구 대천천 애기소 산책로 공사
환경단체 “원상복구 안 되면 고발”

부산 북구청은 화명동 대천천 일원에 ‘대천천 물놀이장 진입로 정비공사’를 진행 중이다. 공사 구간은 대천천 입구부터 애기소 계곡 인근 화장실까지 600m 구간이다. 이번 공사에는 국비 15억 원과 구비 2억 원 등 총 17억 원이 투입된다. 북구청은 455m 구간에 나무 데크를 설치하며, 나머지 구간엔 흙콘크리트 포장, 쉼터, 안전난간 등을 설치한다. 현재 공정율은 30%다.

환경단체는 산책로 공사가 ‘자연 훼손’이라며 크게 반발한다. 여름에 대천천 이용객이 주로 다니는 대천천의 오른쪽 길은 그대로 둔 채,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왼쪽 길을 정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무를 베어내거나 데크 설치를 위해 자연 바위 곳곳에 구멍이 뚫린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범시민금정산보존회 유진철 부회장은 “부산의 대표적인 계곡인 대천천 정비 사업을 하는데 대천천 네트워크 등 기존에 이곳을 가꾸고 지키는 환경단체와 협의 없이 공사를 시작했다”면서 “정비가 시급한 오른쪽 길은 그대로 두고, 자연을 훼손하는 산책로 공사는 절대 이해할 수 없어 고발까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구청은 구조물 변경 문제로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북구청은 환경단체와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구청 배영복 안전총괄과 계장은 “여름철이면 많은 인파가 찾는 대천천 물놀이장에 제대로 된 진입로를 만들어주자는 취지”라면서 “환경단체 측 주장대로 철거는 할 수 없고, 협의를 통해 절충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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