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도 버겁다 헉하는 영화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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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가 다음 달부터 영화 관람료를 인상한다. CGV와 함께 3대 멀티플렉스로 꼽히는 메가박스, 롯데시네마의 관람료 인상도 예상된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가 관람료를 전격 인상한다. 코로나19가 1년 이상 지속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여가나 즐길 거리가 없던 시민들은 “영화 감상마저 어려워졌다”며 울상을 짓는다.

22일 CGV는 홈페이지를 통해 4월 2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하겠다고 공고했다. 이에 따라 영화 관람료는 주중 1만 3000원, 주말 1만 4000원으로 인상됐다.

CGV, 내달부터 관람료 인상
1000원 올려 주말 1만 4000원
시민들 “여가비용으론 부담”

관람료 인상에 대해 CGV 측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관객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고사 위기에 놓인 영화산업을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CGV와 함께 3대 멀티플렉스로 손꼽히는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의 영화 관람료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 영화 관람료는 주중 1만 2000원, 주말 1만 3000원이다. 지난해 11월 CGV가 관람료를 1000원 올리자 한 달 뒤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도 관람료를 1000원씩 올린 바 있다.

연이은 영화 관람료 인상에 시민들은 여가로 즐길 거리가 또 줄었다고 아쉬워한다. 부산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 인프라가 부족해 여가생활 중 영화 관람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 덕분에 영화에 대한 관심은 더 높다.

22일 영화관을 찾은 직장인 조민희(28) 씨는 “CGV 영화 한 편 가격이 넷플릭스 한 달 가격인데 이제 영화관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영화관이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시민 임호원(33) 씨도 “영화 관람비가 이제는 치킨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 됐다”며 “코로나 사태로 취미 생활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는데, 영화관마저도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이후 영화 관객 수는 가파르게 줄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영화 관객 수와 영화관 매출액은 2004년 이후 2월 기준 최저치를 기록한 상태다. 올 2월 관객 수는 311만 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57.8% 감소했고, 매출액은 287억 원으로 53.9% 감소했다.

앞서 지난해 연말 한 차례 관람료를 인상했던 3사는 당시에도 코로나 타격을 이유로 들었다. 코로나 탓에 관람료를 인상하지만, 역으로 가격 인상이 영화 관람을 더 꺼리게 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CGV 관계자는 “관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극장이 부담해야 하는 임차료와 관리비 등 고정비를 줄이기도 어렵고 안전한 관람을 위한 방역비 부담도 큰 상황”이라며 “영화 관람료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관객들이 이해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변은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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