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사건은 ‘명백한 反아시안 증오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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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슈머 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아시아·태평양계(AAPI)를 표적으로 한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집회에 참석해 증오 범죄 규탄 및 인종 차별 반대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아시아계 의원들이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을 두고 ‘명백한 반(反)아시안 증오 범죄’로 규정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함께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했다. 할리우드에서 맹활약 중인 한국계 스타들도 증오 범죄 규탄 활동에 앞장서면서 연대 의사를 밝혔다.

한국계 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은 21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자당 일부 동료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아시아적 발언을 두고 “완전히 잘못되고 무감각한 것”이라며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반아시안 증오 범죄의 증가가 정치인들의 발언에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지도자들의 말은 중요하다. 사람들은 정말 그 말을 마음에 새기기 때문에 지도자들은 자신의 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함께 출연한 한국계 공화당 하원의원 미셸 박 스틸은 ‘마오(중국 초대 국가주석인 마오쩌둥)’라고 불리는 등 자신이 인종 차별적인 공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자신이 개고기를 먹는다는 비난까지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美 아시아계 의원들 잇단 발언
철저한 수사·정치권 자성 촉구
합리적인 총기 개혁 목소리도
한국계 배우들 규탄 집회 참석
의회 청문회서 차별 증언하기도

아시아태평양코커스(CAPAC) 의장인 중국계 주디 추 민주당 하원의원은 ABC에 출연해 “이번 총격 사건은 반아시안 증오 범죄”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21세 백인 남성이 ‘영스 아시안 마사지’를 첫 제물로 택했고 27마일을 달려 또 다른 2개의 아시아 스파를 공격했다”며 “그의 유일한 문제가 ‘성 중독’이라면 27마일 거리의 어디든 선택할 수 있었을 테지만 아니었다. 그는 특별히 아시안 스파에 갔고, 세 곳 모두 많은 아시아 여성이 있었다”고 했다.

태국계인 태미 덕워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CBS와 인터뷰에서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 섬 주민을 타깃으로 한 많은 범죄가 증오 범죄나 인종 차별을 기반으로 한 범죄로 보고되지 않고 있다”며 “사람들은 아시아계 미국인을 상시로 공격받는 소수 집단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조지아주에서 배출된 첫 흑인 상원의원인 라파엘 워녹 민주당 상원의원은 NBC에 출연해 이번 사건의 배경이 ‘증오’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뒤 합리적인 총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치권에 이어 할리우드에서 주목 받고 있는 한국계 배우들도 미국 내 아시아계 사회와 연대의 뜻을 밝히면서 증오 범죄 규탄에 힘을 실었다.

골든글로브를 두 번 수상한 첫 아시안 배우인 샌드라 오는 지난 20일 집회에 참석해 감동적인 연설로 시민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대니얼 대 김은 지난 18일 미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아시아계에 대한 미국 사회의 구조적인 폭력과 차별을 증언했다. 영화 ‘페어웰’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한국·중국계 배우 아콰피나는 ‘그들을 기억하자’는 총격 희생자들의 추모글을 SNS에 올렸으며, ‘스타트렉’ 시리즈와 ‘서치’로 인기를 모은 한국계 배우 존 조는 “수치심은 인종차별주의자의 몫”이라는 한국계 여성의 글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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