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향한 차별·공격’ 미국만의 문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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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21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아시아계를 겨냥한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뒤 미국 애틀랜타 연쇄 총격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한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총 8명이 목숨을 잃은 미국 애틀랜타 연쇄 총격사건을 계기로 전 세계에 퍼진 반(反)아시아계 증오 범죄 문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영국 런던경찰청은 지난해 6~9월 인종 또는 종교를 이유로 동아시아계에 가해진 증오 범죄는 222건으로 재작년 동기(113건)보다 95% 늘어났고 2018년(105건)에 비해서는 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해 6월 영국 내 소수인종 127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도 중국계 3분의 1 이상이 인종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곳곳서 ‘증오 범죄’ 발생
영국 지난해 6∼9월 총 222건
전년 동기 대비 95%나 늘어나
중국계 호주인 37% 차별 경험


호주도 마찬가지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가 지난해 11월 중국계 호주인 104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7%가 최근 1년 사이 중국계여서 차별적 또는 비우호적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모욕적인 이름으로 불린 적 있다는 응답자는 31%였고, 물리적 공격이나 위협을 받았다는 응답자도 1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인종 차별에 기반을 둔 증오 범죄는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지난해에 국한되지 않는다. 스페인의 경우 재작년 스페인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국민 2.9%가 증오 범죄 피해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에서는 재작년 파리에서만 이틀에 한 번꼴로 아시아계 증오 범죄가 발생했다는 시민단체 추산이 나왔다.

CNN은 “일부 정치인들은 지난해 코로나19와 중국의 연관성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반중국 발언을 늘렸다”며 “이런 상황에 동아시아계와 남동아시아계가 인종 차별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고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지적한다”고 보도했다.

지역 내 원주민에 대한 뿌리 깊은 인종 차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질랜드의 한 독립 연구기관인 마오리 환경 건강연구소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뉴질랜드 전역에서 마오리족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사례 조사를 한 결과 마오리족의 93%는 “일상 생활에서 인종 차별을 매일 경험한다”고 응답했고 96%는 “인종 차별이 마오리 사회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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