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익숙함과 편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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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로덴치과병원 병원장

세월이 지나면서 익숙함에 젖어든다. 적당한 아픔과 불편함에도 ‘이 정도는 괜찮을거야’ 하면서 익숙해진다. 이런 변화를 편안함을 넘어선 익숙함으로 정의해본다.

허리 통증에 비교해 보자. 좋지 못한 자세가 근육을 뭉치게 하고 지속되면 통증을 느끼게 된다. 뭉쳐진 근육들을 풀지 않으면 계속 악화되어 더 힘든 상황으로 진행된다. 통증을 느낄 때는 이미 원래의 편안했던 자세로 펴기도 힘들어지고 주의를 하지 않으면 익숙한 자세로 돌아가 있다. 편안했던 원래 위치로 꼿꼿이 세우는 자체가 치료이지만 쉽지는 않다.

구강 내 환경도 마찬가지다. 불편함으로 치과를 내원한 경우 불편한 부위를 제외하곤 대부분 현재의 상태에 적응되어 익숙해져 있다. 많은 경우가 치아를 상실하였으나 보철을 제때에 하지 못하여 치아가 이동된 경우와 악습관으로 치아, 근육, 관절의 균형이 파괴된 경우다.

치아는 이동하고 남아 있는 치아로 기능을 하기 때문에 힘이 분산되지 못해 더욱 파괴가 일어나고 이동된 치아에 부딪쳐 근육이나 관절에 무리가 간다. 여기에 이갈이와 이악물기와 같은 나쁜 악습관이 생기면 악화가 가속된다.

따라서 진단은 불편한 부위 뿐만 아니라 변화된 환경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뭉쳐있는 근육을 풀고 잘못 학습된 기능을 학습되기 전 상태로 유도하여 보철하기에 적합한 환경으로 만들어 최종 보철물을 제작해야 된다.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지만 힘들고 숙련도를 요한다. 하지만 디지털의 발달로 어느 정도 손쉬워지기는 했다.

또 최종 보철물 기간까지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는 재료들이 개발되어 상황에 맞게 적용 가능하여 불편함이 줄어들었다. 더불어 조정한 기록들이 저장되어 다음 보철물에 적응할 수 있어 보철물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적합한 환경에서 기능과 심미, 저작효율 등을 확인 한 후 최종 보철물로 만든다. 일차 보철물에서 끝날 수 있지만 환경에 따라 삼차 보철물까지 진행되기도 한다.

보철물을 완성했지만 인공적인 재료이고 외형의 변화, 악습관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교합안정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외형의 변화에 따른 세심한 관리는 필수 요건이다.

틀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진단 특히 동적인 진단에 많은 비중을 둔다. 먼저 씹을 때 움직이지 않는데 초점을 두고 씹는 면을 조정하고, 두번째는 통증없이 잘 유지가 되도록 조정한다. 이 기간 동안 일차보철처럼 반복 수정하며 그후 틀니를 복제해 본을 뜨고 기존 틀니의 기록에 의거해 틀니를 완성한다.

중년 이후의 치과 치료는 익숙함과의 부딪힘이다. 인지에서 시작하고 젊었을 때의 편리함까지 더하지는 못하지만 파괴적인 요소를 제거하면 편안함을 획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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