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사’ 민심 읽으면, 차기 시장 윤곽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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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보궐선거 판세를 알려거든 ‘해·남·사’를 보라.”

공식선거운동 개시(25일)를 사흘 앞두고 부산시장 보선 판세분석이 한창이다. 여야 정치권은 저마다 자신들의 승리를 장담한다. 하지만 해운대·남·사하구의 민심을 정확하게 분석하면 16일 남은 부산시장 보선의 승패를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0·2014·2018년 시장선거
해운대·남·사하구 3곳 득표율
당선인 전체 득표율과 흡사
지역구 의원도 여야 고루 분포
외지인 많아 다양한 여론 공존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 총괄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전재수 의원은 21일 인터뷰에서 “최근 우리 당 지지층이 급속도로 결집되면서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고,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총괄선대본부장인 하태경 의원은 “박 후보 지지도가 굳건하고 ‘정권 심판론’이 워낙 강해 대세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했다. 두 사람이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과 무관하게 해운대·남·사하구 등 세 곳의 정서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여야가 치열하게 대치했던 5회(2010년) 부산시장 선거 이후 세 번의 지방선거에서 ‘해·남·사’ 지역 득표율이 부산 전체 득표율과 거의 비슷했기 때문이다. 세 곳 모두 전체 부산시장 득표율과 1%포인트(P) 미만의 차이를 보였다.

2018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오거돈(민주당) 당선인은 55.23%의 득표율로, 37.16%를 얻은 서병수(자유한국당) 후보를 18.09% 차이로 이겼다. 당시 오 당선인과 서 후보는 해운대구에서 각각 55.31%와 36.90%를 얻었고, 사하(오 56.05%, 서 36.75%)와 남구(오 54.90%, 서 37.74%)에서도 전체 평균과 거의 비슷한 득표율을 보였다.

그보다 4년 전인 2014년 부산시장 선거에선 서병수(새누리당) 당선인이 50.65%를 획득해, 49.34%를 얻은 오거돈(무소속) 후보를 1.31%P 차이로 승리했다. 그때 사하구에선 서(50.55%) 당선인과 오(49.44%) 후보의 득표율이 전체 평균과 불과 0.1%P 차이였고, 해운대구(서 50.18%, 오 49.81%)와 남구(서 50.30%, 오 49.69%)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진보 성향의 후보가 처음으로 40%대 득표율을 보였던 2010년 부산시장 선거도 비슷하다. 노무현(1회) 하일민(2회) 한이헌(3회) 오거돈(4회) 후보 등 그전까지는 진보 성향 후보들의 득표율이 40%를 넘긴 적이 없다. 2010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허남식(한나라당) 당선인과 김정길(무소속) 후보의 전체 득표율은 각각 55.42%와 44.57%였다. 허남식 당선인은 사하구(55.90%) 남구(55.02%) 해운대구(54.75%)에서 평균 득표율과 거의 일치하는 표를 얻었고, 김정길 후보 또한 남구(44.97%) 사하구(44.09%) 해운대구(45.24%)의 득표율이 전체와 비슷했다.

올 2월 기준으로 해운대(40만여 명) 사하(31만여 명) 남구(27만여 명)는 부산 전체에서 인구가 많은 편에 속하고, 지역구가 2개로 나누어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게다가 지역구 국회의원도 여야가 고루 분포돼 있다. 무엇보다 이들 세 곳은 다른 지역에 비해 ‘부산 토박이’ 못지않게 외지인이 많다. 특정 정당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하태경(해운대갑) 의원은 이날 “해운대는 외지인들이 많아 다양한 여론이 공존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번 부산시장 보선에서도 ‘해·남·사 민심’을 잘 살피면 전체 선거판도를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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