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2500년 유럽사 독특한 역사관으로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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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사 이야기 / D. H. 로렌스

<유럽사 이야기>는 저 유명한 소설가 D H 로렌스(1885~1930)가 1921년에 쓴 유럽 통사다. 고대 로마사에서 근대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의 등장, 이탈리아와 독일의 통일에 이르기까지 2500년 유럽사를 독특한 역사관으로 썼다. 로렌스는 소설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글쓰기라고 했다. 역사와 철학, 인간의 그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녹인 거라고 했다. 소설가는 신처럼 위대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그야말로 위대한 소설가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한 사례다.

로렌스는 역사를 인간의 역동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장으로 보았다. 이 책을 두고 그는 “유럽에서 인간의 마음을 뒤흔들며 역사를 만들었던 위대한 파장들을 설명하려는 시도”라고 썼다. 그는 “엄청나게 큰 움직임이 솟구치면 인간은 그 물살에 휩쓸려 가는데 이러한 격정적 충동은 합리적인 것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역사는 인간이라는 생명이 만드는 몸짓이자 파장이라는 건 로렌스의 사상을 관통하는 거였다. 그게 <채털리 부인의 연인> <아들과 연인> 등 문제적 소설을 통해 드러난 로렌스의 사상이기도 했다.

이 역사책을 썼던 것은 대학 은사 부인과의 사랑의 도피, 출간한 책마다 외설 시비 등으로 로렌스가 곤경에 처해 있을 때였다고 한다. 이 정도 책을 쓸 수 있어야 ‘위대한 소설가’ 운운할 수 있을 게다. D H 로렌스 지음/채희석 옮김/페이퍼로드/520쪽/2만 2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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