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고 힘 합쳐 여성 기업인 저변 확대에 힘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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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원 여성벤처협회 부산경남지회장

“후배 여성 기업인들이 활발하게 창업 울타리에 뛰어들 수 있도록 떠받쳐주는, 든든하고 따뜻한 친정 같은 여성벤처협회가 되겠습니다.”

‘온화한 리더십’으로 업계에 알려진 (주)보고통상 김자원 대표가 지난달 제9대 한국여성벤처협회 부산경남지회장에 취임했다. 김 회장은 임기 동안 여성벤처협회의 비전을 ‘Reboot(재시동) 여벤’으로 삼아,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무역상사 15년 이끈 ‘보고통상’ 대표
‘온화하고 섬세한 리더십’으로 정평
소모임 활성화·사단법인화 추진

“서울에 있는 여성벤처협회에 갔다 와서 너무 속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크게 나나 하고요. 부산은 아직 사단법인도 안 돼 있고, 회원들이 십시일반 보태 봉사활동을 하고 기부하는 정도인데 서울은 틀이 잡혀 있더라고요. 회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돼 있는 건 물론이고, 정책과 관련해 목소리도 내고 있어요. 오히려 회사 홍보하라고 할 때는 못 하겠더니 여성벤처협회는 적극적으로 알리고 힘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거니까요. 사단법인도 꼭 만들고요.”

김 회장 자신도 남성 기업인들로 가득한 조선 기자재와 플랜트업계에서 수출 실적 2억 달러가 넘는 무역상사를 15년간 키워올 수 있었던 것도 ‘고마운 분들’의 도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더욱 여성벤처협회가 후배 여성 기업인을 위한 버팀목이 돼줘야 한다고 믿고 있다.

“젊은 후배 중 한 명이 힘들어해서 연락해보니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한데 각종 규제 때문에 걸리는 게 많아 진척을 못 시키고 있더라고요. 지자체나 기관들과의 회의에서 건의하고 개선해나가는 것도 여성벤처협회가 할 수 있는 일이고, 선배들이 해야 할 일이에요. 혼자 끙끙 앓지 말고 협회에 와서 그런 고민을 함께 얘기하고 함께 방향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과거 김 회장도 제조업체는 각종 전시회에 지원을 받아 참여할 수 있는데 무역회사는 힘들다는 걸 알고는, 부산시와 무역협회 등에 건의해 무역회사도 참여할 수 있게 제도를 바꿨다. 또 박근혜 대통령 시절 수출 활성화 정책에도 전문무역상사는 여전히 대출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속해서 건의, 전문무역상사의 자격과 혜택을 만들어냈다.

“혼자 해도 잘 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요. 소통하고 힘을 합쳐야 해요. 그게 벤처 정신이기도 해요.”

김 회장은 임기 동안 특히 여성벤처협회의 저변을 확대하고 싶다고 했다. 벤처기업 인증이 없더라도, 매출이 적더라도 단순 판매상 수준이 아닌 벤처 정신을 가진 기업가라면 누구든 환영이라고 했다. “저도 벤처 인증이 없는 걸요. 그게 업체별 성격에 따라 조건이 안 맞을 수도 있으니까 그게 필수는 아니에요.” 물론 이사회의 승인은 얻어야 한다. 현재 여성벤처협회의 회원사는 50여 개다.

“소모임을 활성화시켜서 후배들을 격려하고 북돋워주고 싶고요. 여건만 되면 중소기업들, 스타트업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소박람회도 해보고 싶어요. 협회 회원들의 물품을 저희가 가져와 사단법인 차원에서 이익을 최소화해 되파는 방법들도 고민하고 있고요.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김 회장을 ‘온화하고 섬세한 리더십’으로 업계에서 평하는 것도 그의 사업 스타일에 따른 것이다. 보고통상의 수출업체는 90% 이상이 일본에 있는데 고객사 관리에 있어 ‘배려’하고 ‘감동’을 주는 데 최선을 다한다. “일본에서 마스크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때가 있었는데 마칠 일본에 있던 딸을 통해 한국의 입체형 마스크를 선물했는데 다들 너무 좋아했어요. 또 일주일에 한번씩 업계 소식이나 환율, 원자재 관련 소식 등을 일본어로 번역해 보내는주고 있는데 고마워하고요. 그게 15년간 지속되다 보니 신뢰가 쌓여 거래가 지속되는 것 같아요.”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2020 자랑스러운 여성벤처기업인’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앞서 2005년도에는 산업포장도 받았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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