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의 믹스트존] 신공항, 스포츠 혁신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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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부 기자

가덕신공항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신공항이 완공되면 부산, 울산, 경남은 ‘코스모폴리탄 시티’로 발돋움하게 된다.

패러다임 대전환의 시점에 부울경을 대표할 지역의 프로 스포츠는 아직 제자리 걸음이다. 지금 상태로 과연 인적, 물적 교류가 폭발하는 메가시티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 세계 대부분의 대도시는 대표 프로 스포츠 구단이 있다. 미국 뉴욕은 양키스의 성지이고,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남부 유럽의 경제·금융 중심지이지만 ‘축신’ 리오넬 메시와 FC바르셀로나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성공한 스포츠 구단은 단순한 도시의 상징 역할을 넘어 도시의 경제를 이끌기도 한다. 영국 맨체스터는 19세기 산업혁명을 이끌었다. 쇠락한 지금은 유럽 최고의 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도시 이미지를 바꾸고 관광객을 끌어모은다.

지난 2018년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맨유의 가치를 41억 2300만 달러(약 4조 7000억 원)로 평가하며 전 세계 축구 클럽 중 최상단에 올렸다. 맨시티는 24억 7400만 달러(약 2조 8200억 원)로 뒤를 이었다.

맨유와 맨시티의 존재는 도시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이다. 영국에서 수도 런던에 이은 제2의 도시는 버밍엄이지만 외부에서 보기에 맨체스터가 더 유명하고 큰 도시로 여겨진다. 스포츠가 가져온 놀라운 효과다.

부산도 스포츠라면 있을 것은 다 있다. 부산의 상징인 롯데 자이언츠, 국가대표 허훈의 KT 소닉붐, 그리고 부산 아이파크다.

하지만 메가시티의 상징으로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을까. 야구단의 얼굴인 경기장은 낡을대로 낡았고, 농구팀은 수도권에 머물다 경기 날에만 내려오는 반쪽짜리 부산 연고 팀이다. 축구 역시 육상트랙이 있는 낡은 운동장에 부진한 성적으로 외면받는다.

결국 해법은 투자와 지역 밀착, 그리고 스토리텔링이다. 상징이 될 경기장을 갖추고, 지역에 한 발짝 더 다가서야 한다. 시민들과 더불어 울고 웃는 스토리가 쌓이지 않으면 도시의 상징이 되기 어렵다.

여기에 울산, 경남의 팀들과 라이벌 구도로 이야깃거리를 만들면 폭발력은 커진다. 이를 통해 상당한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가덕신공항을 통해 부산을 찾는 세계인이 부울경을 이해하고 다시 이곳을 찾고 싶어지게 만들 스포츠가 필요하다. 부울경을 방문한 외지인이 짧은 시간에 마치 지역민이 된 체험을 하는 방법은 스포츠가 유일하다. 스포츠는 메가시티의 장식품이 아니라 메인스트림이다.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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