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아시아계 마사지숍 3곳에서 16일(현지시간) 연쇄총격 사건이 발생해 8명이 숨졌다. 한국계 여성 4명을 비롯해 사망자 가운데 6명이 아시아계인 것으로 확인돼 특정 인종을 겨냥한 증오 범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마사지숍 3곳서 총 8명 숨져
‘증오 범죄’ 가능성에 무게
경찰, 20대 백인 용의자 체포

CNN과 현지 한인매체 애틀랜타K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께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카운티에 있는 마사지숍 ‘영스 아시안 마사지’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현장에서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부상자 3명 가운데 2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이어 오후 5시 50분께 애틀랜타 북부 피드먼트로에 있는 ‘골드 마사지 스파’와 ‘아로마 테라피 스파’에서도 총격 사건이 일어나 4명이 숨졌다.

애틀랜타K는 이날 현지 스파업계의 한 한인 관계자 말을 인용해 “생존한 종업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망자와 부상자 모두 한인 여성”이라고 보도했다. 애틀랜타K에 따르면 숨진 한국계 여성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70대 중반 A 씨와 50대 초반 B 씨로 둘 다 현지에 주소를 두고 있으며 스파로 출퇴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역시 사망자 8명 중 4명이 한국계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 4명의 한국 국적 보유 여부는 현재 파악 중이다.

경찰은 추격전 끝에 마사지숍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을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애틀랜타 남쪽 150마일(약 241㎞) 떨어진 크리스프 카운티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롱이 이날 애틀랜타 일원에서 발생한 3건의 총격사건을 혼자 모두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정확한 범행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증오 범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민단체 ‘아시아·태평양계(AAPI) 증오를 멈춰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총격사건은 피해자 가족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에도 말할 수 없는 비극”이라며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가 계속 견디고 있는 두려움과 고통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