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업소 의도적 노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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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연쇄총격 사건

연쇄 총격 사건이 벌어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북부 ‘골드 마사지 스파’에서 16일(현지시간) 풀턴 카운티 소속 검시관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EPA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서 벌어진 연쇄총격 사건으로 숨진 8명 가운데 6명이 아시아계로 드러나면서 아시아계 주민들을 향한 인종차별적 혐오가 증오 범죄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CNN 등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께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카운티에 있는 마사지숍 ‘영스 아시안 마사지’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아시아계 여성 2명, 백인 남성 1명, 백인 여성 1명이 목숨을 잃었다. 같은 날 오후 5시 50분께 체로키 카운티에서 48㎞ 떨어진 애틀랜타 북부 피드먼트로에 있는 ‘골드 마사지 스파’와 ‘아로마 테라피 스파’에서 유사한 총격사건이 발생, 아시아계 여성 4명이 숨졌다. 이번 연쇄 총격으로 숨진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인 셈이다. 이 중 4명은 한국계로 확인됐다. 이번 연쇄총격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는 20대 백인 남성인 로버트 에런 롱(사진·21)이다. 정확한 범행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시아인을 겨냥한 증오 범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증오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 때문이다. 실제로 아시아·태평양계 혐오 사건을 신고 받고 있는 ‘아시아·태평양계(AAPI) 증오를 멈춰라’가 발표한 신고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두 달간 발생한 사건이 503건에 이른다. 지난해 3월 19일~12월 31일, 약 9개월 동안 신고된 아시아계 혐오사건은 3292건으로, 하루 평균 11건에 달한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연설을 통해 미국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증오와 차별을 비난하며 즉각 멈출 것을 호소한 바 있다. ‘한국 사위’라는 별칭을 가진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도 지난 14일 “내 아내, 세 딸, 손자 모두 아시아계다. 그들은 개인적으로 일종의 차별을 느꼈다”며 가족의 경험담을 밝히기도 했다.

AFP통신은 이번 사건을 두고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업체가 의도적으로 표적이 됐다는 큰 우려가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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