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땅 거래량, ‘신공항 이슈’ 따라 춤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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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덕도의 땅 거래량이 개발 이슈에 따라 요동치고 있다. 부산 강서구 대항동 가덕신공항 예정지 전경. 부산일보DB

동남권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가덕도의 땅 거래량 그래프가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선 공약, 타당성 조사 등 특정 이슈 전후로 외지인 유입·유출이 눈에 띄게 나타나며 의혹을 키웠다.

대선 공약·백지화 발표 등에 급등·급락
특별법 발의된 지난해 4분기 거래량 쑥
천성동 바다뷰 3.3㎡당 1000만 원 훌쩍
지난해 말 기준 사유지 79% 외지인 소유


■“바다뷰 평당 1000만 원 훌쩍”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부지와 맞물린 강서구 천성·대항동의 최근 땅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특히, 지난해 11월 여야가 가덕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발의하고, 지난달 법이 통과되면서 땅값이 ‘브레이크’ 없이 뛰었다.

천성동 한 공인중개사는 “천성동 바다뷰 땅은 평당 1000만 원이 훌쩍 넘어서고 매물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항동도 올 2월까지 실거래가가 3.3㎡당 251만 원을 기록해 지난해 평균(143만 원)을 크게 웃돌았다.

거래량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가덕신공항 특별법 발의 전후인 지난해 4분기에만 거래량이 87건으로 3분기(19건)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9건)보다도 10배가량 차이 난다. 대항동은 지난해 4분기 모두 9848㎡의 토지가 거래돼, 전년도 같은 기간(477㎡) 보다 약 20배 뛰었다.

다만 지난달 2월 15일 가덕도 일대가 토지거래계약 허가 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거래가 뚝 끊겼다. 올해 2월 14일까지 44건으로 고공행진하다, 이후부터는 단 한 건의 거래만 성사됐다.

■급등락 땅값 무슨 일이?

가덕도의 땅 가치가 가장 주목받았을 때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이다. 그해 천성동은 연간 거래건수가 105건으로 2006~2020년 중 최고치를 기록한다. 거래면적, 거래금액도 전년도보다 2배가량 늘었다. 대항동은 모두 27건이 거래돼, 전년도(5건)를 크게 웃돌았다. 총 거래금액도 64억 원으로 2016년(3억 3800만 원)의 19배에 달했다.

이 밖에 2009년과 2013년에도 거래량이 늘었다. 2009년에는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신공항 후보지로 압축됐고, 2013년에는 국토부와 5개 영남권 지자체가 항공수요 조사에 합의했다.

반면 악재로 인해 가덕도 땅 가치와 거래량이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2011년 3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이었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거래건수, 거래금액 모두 떨어졌다. 대항동은 2011년 10월부터 2012년 3월까지 토지 거래 건수는 단 1건에 불과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때인 2016년 6월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용역 결과에 따라 새 공항 대신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키로 결정했을 때도 토지 거래가 큰 폭으로 줄었다. 대항동은 2016년 총 토지 거래건수는 5건에 불과했다. 백지화 발표가 난 6월 이후 8월과 11월에 각각 한 건의 거래를 기록했다. 천성동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분기별로 쭉 두 자릿수의 거래 건수를 이어오다 ADPi 발표가 난 직후 분기별 거래건수가 최초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현재 가덕도 사유지 대다수는 외지인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가덕도 전체 사유지는 859만 ㎡인데 이 중 79%(677만 ㎡)가 외지인의 것으로 파악됐다. 투기 의혹이 짙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남형욱 기자·정연욱 대학생인턴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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