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체절명’ 안철수, 결국 ‘합당’ 승부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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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의 단일화 여론조사를 코앞에 두고 국민의힘과의 ‘합당 카드’를 띄웠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야권 단일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의 핵심 기반인 ‘보수 표심’을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이 되어, 국민의당 당원 동지들의 뜻을 얻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오후 TV토론, 이어질 17∼18일 여론조사를 앞두고 보수층을 향해 노골적으로 구애한 것이다.

3자 구도 오세훈이 앞서자 위기감
여론조사 코앞 ‘보수 표심’ 구애
“더 큰 기호 2번으로 정권 교체”
김종인 “갑자기 무슨 합당” 싸늘

안 후보는 회견에서 “‘더 큰 기호 2번’을 반드시 만들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안 후보가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더 큰 2번’은 정권 교체의 상징적 인물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연대를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안 후보는 윤 전 총장과 손을 잡고 제3지대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가짜뉴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안 후보의 합당 언급에 대해 “내가 입당하라고 할 때는 국민의힘 기호로 당선이 불가능하다고 한 사람인데, 갑자기 무슨 합당이니 이런 말을 하는지…”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근식 당 비전전략실장도 SNS에서 “단일화 여론조사를 하루 앞두고 속이 뻔히 보인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잡아 두려고 발버둥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도 지지층 확보를 위해 국민의힘과 한사코 선을 그어 온 안 후보가 합당 카드까지 꺼낸 것은 최근 급변하는 상황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LH 사태’ 이후 커지는 정권심판 여론이 제1야당으로 쏠리면서 3자 구도에서도 오세훈 후보가 이기는 여론조사가 나오는 등 안 후보의 입지가 크게 좁아지는 양상이다. 안 후보가 이번 단일화 승부에서마저 패할 경우, ‘차기’를 도모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제3지대 구심점으로 거론되던 안 후보가 이날 쫓기듯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제안한 것이 오히려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자신을 가리켜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한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향해 “(단일화)파트너에게 도를 넘는 말씀을 하신 것은 이적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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