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 1·4부두 운영사 통합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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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항 운영사 통합 1단계로 추진 중이던 1·4부두 통합이 흔들리고 있다. 통합 시기 등을 놓고 신항 운영사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의 미숙한 정책 추진으로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16일 부산항 운영사들에 따르면 1부두 운영사(PNIT)와 선사 동맹 ‘디 얼라이언스(한국 HMM·독일 하팍로이드·일본 ONE·대만 양밍)’ 간의 협상이 최근 결렬됐다. 1부두와 4부두의 통합 목표가 선사 동맹 물량 유치를 통한 ITT(부두간 환적) 해소, 효율적 부두 운영이었던 만큼 ‘디 얼라이언스’와의 계약 불발이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상황이라면 4부두 운영사(HPNT)의 주주 HMM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 물량을 1·4부두 통합 6개 선석에서 함께 처리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1부두 운영사·선사 간 협상 결렬
“미숙한 정책 추진” 불만 목소리

반면 이번 협상 결렬로 3부두 운영사(HJNC)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1·4부두 통합 땐 3개 글로벌 선사 동맹 물량이 1·4부두, 2부두, 5부두로 각각 재편돼 일괄 처리될 가능성이 컸다. 이 경우 3부두 운영사만 물량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HJNC 측은 “올해 1단계로 1·4부두 통합이 먼저 진행될 경우 공정한 물량 유치 경쟁이 불가능하다”며 운영사 통합 시기를 서 컨테이너부두 2-5단계가 개장하는 오는 2023년으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신항 운영사 1단계 통합이 흔들리게 되면서 선사 동맹 물량 유치를 놓고 운영사간 물밑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항의 한 운영사 관계자는 “신항의 터미널, 부두, 선사 동맹의 숫자 등 구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운영사 통합을 추진할 경우 선사들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게 뻔하다”며 “이렇게 되면 요율을 올리려는 시도가 퇴색하게 될 텐데 이런 통합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영사 관계자는 “운영사들과 제대로 협의도 없이 부산항만공사가 통합 시기를 발표해 버리고, 해수부가 HMM에 유리한 방향으로 통합을 추진해 오다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특히 1·4부두 사이에 낀 다목적부두 운영권을 주기로 했다가 현재 항운노조 인력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도 협상이 오락가락 하니 통합이 잘 될 리가 있겠냐”고 말했다.

4부두 운영사의 지분 50%를 갖고 있는 HMM 측은 “아직 1부두와의 통합 협상이 끝난 게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진규호 부산항만공사 물류정책실장은 “부산항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신항 운영사 통합은 필수적이다”며 “올해가 안 되면 내년이 되더라도 통합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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