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청장 치적 예산만 삭감? 구의회 벌써 내년 선거 샅바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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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추경안 둘러싸고 논란

부산 해운대구의회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샅바싸움에 돌입했다.

해운대구의회는 올해 첫 추경안에서 구민안전보험 예산과 고등학교 입학준비금 홍보비 등을 대폭 삭감했다. 여당인 민주당 출신 홍순헌 구청장 치적과 관련된 예산이다. 야당 측에서는 ‘사업 실효성이 떨어져 반대했다’고 밝혔지만, 구의회 안팎에서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구청장을 포함한 여당 측 인사에 대한 견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대구의회는 지난 5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2021년도 제1차 추경안 중 7개 항목 예산이 삭감됐다고 15일 밝혔다. 해운대~송정해수욕장 연안정비비 10억 원, 재송어린이도서관 냉난방기 교체비 1억 1200만 원, 장산마을 생태복원 용역비 1억 원 등 총예산 14억 1828만 원이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특히 구민안전보험비 9250만 원과 고등학교 입학준비금 홍보비 500만 원 등이 삭감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구민안전보험은 예상하지 못한 재난이나 안전사고 피해를 입은 구민들에게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구청이 보험료를 부담하는 제도로, 2019년 해운대구가 선도적으로 시작한 사업이다. 남구청이나 서구청 등 다른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홍 구청장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고등학교 입학준비금 홍보비는 ‘올해부터 해운대구 관내에서는 교복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안내문과 현수막 제작 비용이다.

당장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예산 통과를 반대했다. 구민안전보험은 수혜자가 소수이고, 입학준비금은 지원 대상이 파악된 만큼 홍보 비용이 무의미하다는 것.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당 의원들은 전형적인 발목잡기라고 반발한다. 구민 안전 관련 예산을 가성비로 따질 수는 없다고 맞선다. 특히 입학준비금 예산 삭감을 주장한 야당 의원 일부가 본인 명의로 ‘해운대구 입학준비금 지원 조례 통과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거리에 내걸었다가 뒤늦게 철거했다고 비판한다.

해운대구의회 이명원(더불어민주당) 의장은 “구민안전보험 지급액 상황은 바뀔 수 있기에 가성비를 따질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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