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두 강자, 부산 ‘경제 수장’ 놓고 정면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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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산상의 회장 선거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17일로 다가오면서 공약발표 등 후보 간 경쟁이 뜨겁다. 부산상의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의 ‘경제 수장’으로 통하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 출마한 두 후보, 송정석 삼강금속 회장과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은 모두 철강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리더십이나 활동 이력, 지지 상공인층에서는 상당한 차이점을 보인다. 120명의 24대 상의 의원들이 두 사람의 어떤 강점을 높이 평가하고, 약점을 문제 삼느냐에 따라 최종 승자가 갈릴 전망이다.

송정석, 기존 상의 인물 대표격
지역 철강업계·상의에서 활약
장인화, 40~50대 상공인 지지
중기중앙회 등 다방면서 활약


■상의 회장 놓고 맞붙은 철강인 2인

다른 어떤 부문보다 이번 부산상의 회장 선거 결과를 주목하는 곳이 바로 부산 대표 산업 부문인 철강·조선 업계다. 출마 후보 두 명 모두 철강업을 주력으로 사업을 펼쳐 왔으며, 최근에는 조선업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송 회장은 1970년대부터 철강 가공·유통 사업을 주력으로 삼아온 삼강금속, 삼강엠앤티 등을 이끌어 온 1세대 기업인이고, 30대 초반에 가업을 이어받은 2세 기업인인 장 회장 역시 봉강·조선용 형강 부문을 중심으로 동일철강, 화인베스틸 등을 빠르게 성장시켜 온 철강인이다.

공교롭게도 송 회장은 2017년 삼강엠앤티를 내세워 고성조선해양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조선업에 뛰어들었고, 장 회장도 최근 부산 중견 조선소인 대선조선 인수에 성공, 새로운 사업 부문으로 조선업을 편입시켰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관여하는 기업들이 최근 최근 선박 수주를 놓고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상반된 리더십, 엇갈린 지지 그룹

지역 상공계에서는 두 사람이 상반된 리더십을 가졌다고 평가한다. 송 회장은 “온화한 성품으로 지역 상공계에 두루 친분이 넓다”는 평이, 장 회장에게는 “리더십이 있어 40~50대 기업인 중 따르는 이들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각각 따라다닌다. 이번 선거에서도 송 회장은 전·현직 부산상의 회장을 비롯해 철강·조선업계의 굵직한 인물들로부터 출마를 권유받았고 선거에서도 이들이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실제 송 회장은 허용도 현 부산상의 회장의 ‘합의추대’ 의지에 호응, 직전 23대 의원부로부터 ‘차기 회장 적임자’로 추천받고 출마했다.

반면 장 회장은 “이제 부산상의에도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는 지역 기업인들의 열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 회장은 젊은 상공인 지지세가 강하다는 평가다. 이번 상의 의원 선거를 통해 신규로 진입한 상의 의원들도 장 회장 지지세가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 사람의 경력도 비교해 볼 대목이다. 1963년생인 장 회장은 2000년대 초반 한국철강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지내는 등 화려한 중앙 무대 경력을 지닌 반면 1948년생인 송 회장은 부산경남철강유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막판 공약 대결도 치열

15일 장 회장이 먼저 후보 등록과 동시에 대대적인 정책 공약을 내놨다. 눈길 끄는 공약으로는 장 회장이 부산상의 중심으로 지역 산업 혁신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힌 부문. 장 회장은 “부산 경제와 상공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여야 정치권은 물론 청와대, 정부, 부산시, 대한상의 등을 가리지 않고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공계 통합과 상의 운영에 대해서는 상의경제혁신고문단·기업자문위원회·특별위원회 등을 구성해 원로와 신진 기업인이 모두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송 회장도 같은 날 ‘4대 핵심 전략과 10대 세부 실천과제’로 나눈 공약을 발표했다. 그가 내놓은 공약 가운데 가덕신공항 시대를 대비한 대기업·글로벌 기업 유치 추진단, 신산업 육성 관련 기업 협의체, LCC 통합 본사 유치 추진단 등은 지역 경제 재도약을 위한 공약으로 보인다. 여기에 24대 의원부 대화합 기구 운영, 중기 교육연수원 설립, 상의 회관 신축 등 상의 운영과 상공계 통합을 위한 해법도 제시했다. 부산상의상호저축은행 설립, OJT 상의사관학교 운영 등도 눈길 끄는 공약이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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