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못 보는 ‘급성요폐’ 증상 나타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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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비대증 치료

전립선 비대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방광과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겨 전립선 치료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가 있다.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는 조현욱 과장. 좋은문화병원 제공

남성 생식기관인 전립선이 커지면서 이에 눌린 요도가 좁아져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방광의 배출장애 증상을 통칭해 전립선 비대증이라고 한다. 전립선은 요도를 반지처럼 감싸고 있는데 전립선이 커지면 요도를 압박하게 된다. 그 결과 소변이 배출되는 출구 역할을 하는 요도에서 병목현상이 생겨 전립선 비대증이 나타난다.

좋은문화병원 비뇨의학과 조현욱 과장은 “전립선 비대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방광 기능에 문제가 발생해 전립선 치료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요도 좁아져 소변 자주 보고 가늘어져
약물치료 땐 성욕 감퇴 등 부작용 발생
레이저·내시경 등 이용한 절제술 다양
취침 전 수분 섭취 줄이면 증상 완화

■남성호르몬과 유전적 원인 작용

전립선 비대는 남성호르몬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하거나 없는 남성에서는 비대증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거세로 인해 남성호르몬이 생성되지 않으면 전립선은 위축된다. 그렇다고 남성호르몬이 많으면 무조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남성 호르몬 외에도 인종과 생활환경, 식생활, 그리고 유전적인 원인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흑인이 백인보다 많이 발생하고 아시아인은 백인보다 발생률이 더 낮다.

미국으로 이민을 간 아시아인에서 전립선 비대가 더 높아졌다는 증거도 있다. 채식을 하는 집단에서 전립선 비대의 발생률이 더 낮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생활환경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가족 중 한 명 이상에서 전립선 비대증의 기왕력이 있으면 나머지 식구도 비대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일란성 쌍둥이를 통한 연구에서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 것으로 볼 때 유전적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하겠다.

주요 증상은 요도가 좁아지기 때문에 소변이 가늘어진다. 소변의 속도가 줄어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한 번에 나오는 소변 양도 줄어든다. 또 배출을 다 하지 못하기 때문에 남는 소변이 생기고 자주 소변을 보러 가게 된다. 특히 야간에 소변을 자주 보게 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전립선이 커졌기 때문에 소변 출구의 문을 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다. 이런 증상으로 인해 억지로 소변을 보게 되면 방광의 자극이 심해져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지는 절박뇨가 생기거나, 참지 못하고 지리게 되는 요실금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알파차단제 부작용 가능성 낮아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는 약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알파차단제라는 약으로 전립선 요도의 알파수용체에 작용하여 배뇨를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출구의 문을 잘 열게 기름칠 해주는 약으로 보면 된다.

그런데 알파수용체는 혈관에도 있어서 이 약을 쓰면 혈압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러움이 알파차단제의 흔한 부작용이었다.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어지러울 수 있는데 고혈압으로 혈압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하지만 최근 사용되는 약제는 이런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음으로 남성호르몬차단제(5알파환원효소억제제)가 있다. 혈액 속의 남성호르몬을 잘 못 쓰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우리 몸은 남성호르몬 그대로를 사용할 수 없어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시킨 후에 쓰게 되는데 이 약은 그 과정을 차단한다.

그로 인해 남성호르몬은 있지만 사용할 수는 없어 부족한 상태가 유발되는 것이다. 마치 쌀은 있는데 익히지 못해 못 먹는 그런 상황인 것이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상황이 오면 전립선의 비대도 호전이 된다. 적어도 전립선이 자라는 속도를 늦추거나 아예 작아지기도 한다. 전립선 비대 환자에서 이 약을 쓰면 20% 정도 전립선의 크기가 작아지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약효가 나타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점이 문제다. 또 남성호르몬이 부족해서 생기는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하면 성욕이 감퇴하고 의욕이 저하되는 등 남성갱년기 증상이 올 수 있고, 여성형 유방 등의 문제가 가끔 발생한다.

부작용은 아니지만 탈모약이 이 약과 같은 성분이라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대머리로 고민하는 남성에겐 의외의 수확이라 하겠다.



■급성요폐 환자 70% 전립선 비대증 앓아

전립선 비대증 수술의 목적은 막혀 있는 ‘길을 열어 주자’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수술은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이다. 내시경을 사용해서 전립선을 안쪽에서 깎아내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해 다양한 방향이나 방법으로 커진 전립선을 깎아내는 수술이 시도되고 있다.

모든 수술에는 부작용이 따른다. 가장 흔한 것은 사정 장애로, 정액이 배출은 되지만 거꾸로 방광으로 들어가 오줌과 함께 배출되는 경우가 있다. 수술 부위에 통증이나 배뇨 시 불편감이 발생하고 흔하지 않지만 요실금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부작용이 있음에도 수술을 하는 이유는 약물 치료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약을 많이 써도 소변을 여전히 잘 못보는 경우, 약을 써야 하는 상황인데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전립선 비대로 소변을 못 봐서 방광이나 신장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수술을 할 수밖에 없다.

좋은문화병원 조현욱 과장은 “전립선 비대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 응급실로 오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소변을 볼 수 없게 되는 ‘급성요폐’이다. 음주나 감기약 중 일부 성분으로 인해 급성요폐가 발생하는데 감기약을 복용 땐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남성 급성요폐 환자의 70% 가량이 전립선 비대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취침 전에 수분 섭취를 줄이거나 카페인을 줄이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소변을 과도하게 참거나 억지로 소변을 보는 습관은 장기적으로 배뇨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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