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타일 같은 격자무늬 굽어 보이면 황반변성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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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부산성모안과병원

부산성모안과병원 윤희성 병원장이 안구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부산성모안과병원 제공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7~2019년 3년간 국내 황반변성 환자가 16만 4818명에서 20만 471명으로 약 20%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61~80세 사이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고, 70대 이상 고령층에선 5명 중 1명꼴로 황반변성에 시달린다.

황반은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의 중심 부위로서, 시력의 90% 이상을 담당한다. 시세포가 집중돼 있는 황반부의 기능에 의해 시력이 좌우된다. 이 황반에 신생혈관이 자라거나 출혈이 생기며 시력 손상을 유발하는 질환이 황반변성이다.

황반변성은 노화에 의해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고지방·고열량의 식습관, 야외활동 증가에 따른 자외선 노출, 고도근시, 가족력, 비만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은 황반변성 발병률을 2배 이상 증가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황반부에 변성이 생기면 중심시력이 저하되고 눈 앞에 검은 점이 나타나 시야를 방해하곤 한다. 초기엔 글자의 공백이 생기거나 깨져 보이는 듯한 증상이 있다.

부산성모안과병원 윤희성 병원장은 “욕실의 타일이나 바둑판 같은 격자무늬가 굽어져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노안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형과 습성형으로 나뉜다. 건성형은 황반 아래에 노폐물이 쌓여 시신경 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전체 환자의 약 90%를 차지한다.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고 시력 감소가 그리 심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습성 형태로 발전할 수 있고, 황반에 있는 시세포가 서서히 파괴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황반의 기능이 저하된다. 처음에는 한쪽 눈에서만 생길 수 있는데 반대편 눈도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습성형은 황반부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기고, 피와 삼출물 등이 쌓여 황반부에 손상을 입는 질환이다.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중심시야에 장애가 생긴다. 진행속도도 매우 빠르고 시력 감소도 심하다.

건성 황반변성의 치료는 생활습관을 바꿔 위험인자를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고지방 식사, 흡연, 고혈압 등의 요인을 줄이고, 채소와 과일 섭취를 늘리면 좋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과 무기질을 꾸준히 보충하는 것도 방법이다.

습성 황반변성은 병의 진행이 빠르고 자칫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주된 치료는 신생혈관을 제거하고 생성을 억제하는 항체주사 요법이다. 항체주사는 눈에 직접 주사해 망막시세포를 손상시키지 않고 신생혈관만을 퇴행시켜 시력 저하를 최소화한다. 광역학요법, 레이저 치료 등도 쓰이며 병행 치료하기도 한다.

윤희성 병원장은 “황반변성은 소리없이 서서히 진행될 뿐만 아니라 한쪽 눈에 발생하더라도 반대편 눈이 정상시력이면 모르고 생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조기에 치료한다면 성공률이 높은 만큼 이상이 느껴지면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증상이 없더라도 위험인자를 안고 있다면 40세 이후부터는 정기검진을 통해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정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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