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아시아계 향한 증오 범죄 급증… “당장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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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대대적 확산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 범죄가 크게 늘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저팬타운 ‘리틀도쿄’에 있는 일본계 미국인 박물관 주변에서 열린 ‘아시아인을 향한 증오 범죄 규탄’ 시위.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늘고 있다. 최근 한국계 미국인을 겨냥한 폭행 사건이 이슈가 되면서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뉴욕 화이트플레인스 경찰은 한국계 미국인 여성(83)에게 침을 뱉고 주먹질을 한 혐의로 글렌모어 넴버드(40)를 지난 11일 체포했다.


뉴욕서 공병 수거 80대 한국계
별다른 이유 없이 폭행 당해
2월엔 하루에 3건 발생하기도
지난해, 전년보다 149%나 증가
LA 등서 범죄 규탄 시위 잇따라

경찰은 넴버드가 지난 9일 쇼핑가를 방문한 피해자를 뚜렷한 이유가 관측되지 않는 상황에서 갑자기 폭행했다고 밝혔다. 공격을 받은 피해자는 머리를 땅에 찧고 의식을 잃었다. 피해자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건 당시 노드스트롬 백화점 근처에서 공병과 캔을 수거하고 있었으며, 피가 났음에도 치료비 때문에 병원에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넴버드는 노숙인이며 적어도 네 차례 경찰에 붙잡혔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급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넴버드는 유죄 확정시 최대 징역 7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WP는 이번 사건을 두고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표적으로 삼은 폭력이 미국 전역에서 빈발하는 가운데 가장 최근에 나온 중요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 범죄가 대폭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미국 대학 소속 연구소인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증오 범죄는 전년 대비 149%나 증가했다. 특히 뉴욕시에서 보고된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 증오 범죄는 지난해 28건으로 2019년(3건)보다 크게 늘었다.

미국 전체적으로 인종 증오 범죄가 약 7%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아시아계를 향한 공격의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뉴욕에서는 아시아계 여성을 겨냥한 폭행 사건이 하루만에 3건이나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날 LA한인타운에서 미 공군 예비역인 한인 2세 데니 김(27)씨가 우연히 마주친 히스패닉계 남성 2명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뉴욕과 LA 등지에서 아시아인을 향한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시위가 연이어 개최되고 있다.

또 다양성 강화를 정책 목표로 내걸고 있는 미국 정부도 아시아계 차별을 규탄하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미국답지 않은 일이다. 즉각 중단돼야 한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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