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뉴욕증시 성공적 데뷔… 단숨에 ‘시총 국내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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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왼쪽에서 세 번째) 쿠팡 이사회 의장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존 터틀(오른쪽에서 두 번째) NYSE 부회장과 함께 오프닝벨을 울리고 있다. 이날 NYSE에 상장된 쿠팡 주식은 63.5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연합뉴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하며 시총 기준 국내 ‘탑3’ 기업 반열에 단숨에 올라섰다.

쿠팡은 11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공모가(35달러) 대비 40.71%(14.25달러) 상승한 49.25달러에 첫날 거래를 마감했다. 이어 12일에는 첫날 종가보다 1.58%(0.78달러) 하락한 48.47달러에 장을 마쳤다. 상장 후 이틀 만에 공모가 대비 38% 이상 상승한 셈이다.


상장 이틀째 ‘48.47달러’ 마감
시가 총액 98조 원 넘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뒤이어
흑자 낸 적 없어 고평가 논란도

국내외 기업공개 잇단 대박에
마켓컬리·야놀자 등 관심 폭증


■시총 국내 3위, 고평가 논란도

당초 공모가 35달러를 기준으로 했을 때 쿠팡의 기업가치는 한화 72조 원 정도로 추산됐다. 그러나 상장 이후 주가가 48.47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쿠팡의 시가총액은 98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 기업과 비교하면 삼성전자(시총 494조 원), SK하이닉스(시총 101조 원)와 함께 ‘탑3’ 반열로 껑충 뛰어오를 수 있는 규모다.

국내 코스피 시총 기준 ‘탑3’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66조 원)이다. 쿠팡과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 점유율 1위를 다투고 있는 네이버의 시총은 62조 원으로 LG화학에 이어 4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의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 점유율은 16.6%로 1위다. 쿠팡의 점유율은 13%로 네이버에 다소 못 미치는 2위에 머물렀다.

쿠팡은 지난해 6000억 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이 계속 줄어들고는 있지만, 창업 이래 한 번도 흑자를 내본 적이 없는 기업이다. 이런 쿠팡이 지난해 영업이익만 5조 원을 기록한 SK하이닉스와 시총이 유사한 것이다. 업종이 다른 두 기업을 동일선상에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자연스레 고평가 논란이 따라붙는다.

실제로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1일 종가 기준 쿠팡의 올해 예상 PSR(주가매출비율)은 5.4배다. ‘유통 공룡’ 아마존(3.4배)보다 높고 알리바바(5.4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쿠팡의 성장 잠재력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가치를 부여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쿠팡을 기존의 방식에 얽매여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기존의 PER, PBR 등 전통적인 평가방식으로 쿠팡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잇단 IPO 대박에 예비 상장사 ‘金값’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성공적 데뷔를 비롯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기업공개(IPO) 대박을 터뜨리며 상장을 앞둔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14일 비상장주식 거래플랫폼 ‘서울거래소 비상장’에 따르면 여가플랫폼 기업 야놀자 주식 거래가격이 지난 12일 기준 8만 원으로 작년 말(1만 2500원)의 6.4배로 폭등했다. 또 ‘샛별배송’으로 유명한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는 작년 말 2만 8000원에서 현재 5만 원으로 78.6% 급등했다. 야놀자는 올해 중으로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을 준비 중이고, 컬리는 쿠팡에 이어 뉴욕증시 상장을 노리고 있다. 특히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컬리의 기업가치가 약 8억 8000만 달러(약 1조 원)에 이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밖에 올해 IPO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비상장기업들도 장외시장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기업 가치가 부풀어오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서울거래소 비상장과 증권플러스 비상장, 38커뮤니케이션 등 3개 주요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평균 7만 6000원대에 거래되면서 기업가치가 약 28조 원으로 추산됐다. 크래프톤도 이들 플랫폼에서 평균 거래 가격이 181만 원, 기업가치는 14조 원대로 평가됐다.

다만 희소성 등에 힘입어 장외에서 가격이 치솟은 비상장주식이 실제 상장 이후에는 가격이 상당히 가라앉은 경우도 적지 않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빅히트의 경우 작년 상장 직전에는 대체로 주당 30만 원선에 거래됐으나 작년 10월 상장 이후에는 현재까지 주가가 10만~20만 원대를 오가고 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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