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공동어시장 위판 마비, n차 감염 비상대책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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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수산물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작업자가 지난 6일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흘 사이에 1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공동어시장 조합원·임시조합원 960여 명을 검사한 10일에는 확진자 가족과 접촉자 등 2명의 감염자가 추가됐다. 이로써 공동어시장 관련 확진자는 15명으로 늘어났다. 아직 500명 이상이 검사를 받을 예정이어서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전국적으로도 봄을 맞아 사람들의 소비·외출 심리가 분출하면서 확진자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달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느슨해진 경계심을 타고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백신 접종 효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4차 대유행이 오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이유다.

느슨해진 경계심 타고 집단감염 속출
철저한 방역 함께 마음의 고삐 죌 때

지금 부산공동어시장은 집단감염 여파로 위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야간작업자 중 350명 이상의 작업자들이 자가격리 중이기 때문이다. 이틀간 중단된 위판은 그나마 10일부터 배 위에서 이뤄지는 ‘선상 경매’ 형태로 부분 재개됐지만, 작업에 투입할 인력이 절대 부족해 평소 20~30% 정도의 물량밖에 처리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게다가 인근 감천항에서 어제 또 확진자가 발생해 집단감염 걱정을 키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공동어시장 종사자 전수검사가 진행 중이지만 감염 우려 기간에 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n차 감염 우려는 최근 사회적 긴장감이 이완되고 있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 백신 접종 전후로 사람들의 경각심이 느슨해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지표는 여럿이다.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적으로 백화점·관광지·유원지 등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거나, 갇혀 있던 소비 심리가 풀어져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 그렇다. 그러는 사이 ‘사회적 거리 두기’가 흐트러진 모습도 곳곳에서 목도된다. 우리 사회가 정상 회복에 가까워졌다는 일종의 착시 때문일 텐데 대단히 위험한 시각이다. 올해 신규 확진자 수는 설 연휴 직후 집단감염 여파로 600명대까지 치솟았다가 19일째 300~400명대를 유지하면서 최근 들어 증가세를 보인다.

신규 감염 사례를 보면, 부산공동어시장을 비롯해 충남 예산 배터리 제조업체 등 직장을 고리로 한 집단 발병이 확인된다. 경기 안성 축산물공판장에선 나흘새 확진자가 90명으로 불었다. n차 감염에 대한 비상한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와 함께 느슨해진 경각심을 다시금 추스를 때다. 코로나 백신은 공격을 막는 일종의 방패이지 감염병 종식의 절대적 수단이 아니다. 뒤집어 말하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가장 무서운 건 방심이라는 얘기다. 방역 대책을 철두철미하게 세우고 마음의 고삐도 다잡아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그나마 찾은 일상의 활력을 또다시 뺏길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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