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에게도 혹독한 바이러스성 전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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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고생하는 게 아니다. 울산에서는 꿀벌이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살 집을 잃거나 폐사하는 수난을 겪고 있다.

울산보건환경연구원은 최근 2년(2019~2020년)간 지역 꿀벌 농가 29곳을 대상으로 유전자 정밀 검사를 벌인 결과 바이러스성 질환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울산보건환경연구원 농가 조사
날지 못 하는 날개불구병 등 확인

검사 결과를 보면 울산에서는 꿀벌이 날지 못하는 날개불구병이 51.7%로 가장 많았고, 곰팡이 감염에 의한 노제마병 43.1%, 여왕벌흑색병 37.9%, 급성마비병 25.9%, 꿀벌 폐사를 일으키는 낭충봉아부패병이 13.8%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에는 500여 농가에 약 3만 3000통의 벌무리(봉군)가 있다. 일부 농가에서 전염병이 확인된 만큼 꿀벌의 왕성한 활동력을 고려할 때 다른 농가에도 질병이 번졌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에게 가장 혹독한 병이다.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고 예방과 치료가 어려워 극심한 피해를 안긴다. 이 병에 걸리면 벌방 뚜껑이 쭈글쭈글해지고, 감염된 애벌레는 부어오르면서 죽는다. 또한 날개불구병은 감기처럼 흔한 질병이지만, 낭충봉아부패병이나 부저병(꿀벌의 애벌레가 썩는 병) 등과 겹칠 경우 폐사 확률을 크게 높인다.

이런 전염병의 직접적 원인은 바이러스이지만, 매개 역할은 주로 진드기의 일종인 꿀벌응애가 한다. 꿀벌 몸에 붙어 벌통으로 들어간 뒤 꿀벌 애벌레를 희생양 삼아 번식한다. 꿀벌 세력이 약해지는 가을과 겨울철에 퍼진다.

울산보건환경연구원은 낭충봉아부패병 등 세균·바이러스 등 질병 15종을 살피는 유전자 정밀 검사에 나섰다. 또 꿀벌 사육 농가에 질병 관리 지침 홍보물도 보급한다. 연구원 관계자는 “꿀벌 개체 수가 줄면 과실 농가 수확량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내 멸망한다”고 말했다. 식물의 수정을 돕는 꿀벌이 제역할을 하지 못하면 인류가 식량난에 봉착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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